제주해경 수난 사고 대비 훈련
'항공기 해상 불시착' 상황 가정
12개 유관기관·단체, 180명 투입
"재난 선제적 대응, 훈련 만전"
"항공기 추락, 전원 신속한 구조 바랍니다"
30일 오후 2시5분께 제주해양경찰청 내 상황실에 비행 중이던 항공기 궤적이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요란한 경고음과 함께 조종사의 "이젝션(ejection·비상 탈출)! 긴급 구조 요청!"을 알리는 시그널이 떴다.
물론 실제 상황은 아니다. 제주해양경찰청이 복합 재난 수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세 번째 진행한 대규모 합동훈련이다.
이날 훈련에는 제주해양경찰청과 제주해양경찰서 등 12개의 유관기관·단체에서 180명의 인력이 투입됐으며 총 12척의 선박과 헬기 1대가 동원됐다.
훈련은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하려던 항공기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인근 해상에 불시착을 시도하자 항공수색구조지원센터(ASAC)가 제주해양경찰청 상황실로 안전 해역 불시착 권고 및 경비함정 출동을 요청하며 시작됐다.
사고가 전파되자 구조대원들은 신속히 바다로 입수, 인명구조를 시도했다.
모의 항공기로 접근한 대원들은 탈출 슬라이드를 설치해 내부에 갇혀 있던 탑승객 10명을 신속하게 구조했다.
제주해경은 비상 탈출한 탑승객의 위치를 파악하고 구조 헬기와 항공구조사를 투입했다.
단 몇 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B526 항공단 헬기는 약 10m 상공에서 정지비행을 시작하고, 구조사는 망설임 없이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실제 상황처럼 내내 긴박했던 이번 훈련은 해경의 신속한 상황 전파와 현장 대응으로 약 1시간가량 일사불란 진행됐다.
이번 훈련은 해상 불시착 후 탈출하는 과정에서 표류 중인 승객과 잔류 승객 구조를 가정했으며, 해상에서는 헬기와 경비함정을 동원한 해상 추락자 인명구조 및 이송을 중점으로 진행했다.
특히 한라병원 해상중증외상의료팀이 직접 함정에 탑승해 중증 응급환자 처치 방법 등을 공유하면서 한층 전문화된 인명구조를 펼쳤다.
더불어 육상에 응급의료소를 설치해 이송 환자를 신속하게 구급 차량에 인계하는 등 실제 상황에 준하는 훈련을 통해 수난 대비·대응 역량 강화와 유관기관 협력체계를 점검했다.
박상춘 제주해경청장은 "유관기관과 지속적인 합동훈련을 통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앞으로도 신종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실전형 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예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