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훈 제주도 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 이사장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우리 조합의 깃발이 추자도 바람에 자랑스레 펄럭이던 지난 9월 29일과 30일을 돌이켜본다. '제주 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은 매년 자동차 정비 인프라가 부족한 도서지역에 자동차 무상점검을 제주도정의 지원과 조합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실시해 왔다.
추자도 대서리 광장에서 저희를 기다리셨던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과 그보다 더 길게 이어진 주민들. 그분들의 얼굴에 서린 반가움과 신뢰의 표정을 마주하는 순간 이번 캠페인의 성공을 직감했다. 200대가 넘는 차량을 점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였지만 우리 조합원들은 주저하지 않았다. 현장 여기저기서 차량 보닛이 열리고 경쾌한 공구 소리와 함께 엔진음을 점검하는 진지한 목소리가 광장을 채웠다.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불안했는데, 이제 두 발 뻗고 자겠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한 주민의 말씀. 낡은 와이퍼를 새것으로 교체해 드리자 아이처럼 기뻐하시던 어머님의 환한 미소는 저희가 흘린 땀방울을 가장 가치 있는 보석으로 만들어 줬다. 이런 순간들이야말로 이번 캠페인의 가장 큰 성과이자 보람이었다.
바쁜 도정에도 귀한 시간을 내어 현장을 직접 찾아주신 오영훈 제주도지사님께서 흙과 기름때 묻은 조합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셨을 때 필자는 우리 조합의 헌신이 결코 외롭지 않음을 느끼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필자는 우리 조합을 대표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제언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행사는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도서지역의 경우 부품 수급의 어려움과 높은 운송비용이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간접적인 예산 지원을 넘어 타이어, 배터리, 각종 오일류와 같은 필수 소모품을 직접 지원하는 실질적인 정책으로의 전환을 요청한다. 이는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드리고 안전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민관 협력 모델이 될 것이다.
이틀간의 대장정은 끝났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번 추자도 캠페인은 200대의 차량을 수리한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고 소외된 이웃에게 공동체의 따뜻함을 전하며 우리 조합원들 스스로에게는 무한한 자부심을 심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사장으로서, 자신의 생업을 뒤로하고 기꺼이 동참하여 헌신적인 노력을 보여준 자랑스러운 조합원들께 감사드린다. 또한 조합원들을 믿고 반갑게 맞아준 추자도 주민 여러분과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준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저희 제주특별자치도 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은 앞으로도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장 먼저 달려가 최선을 다할 것을 굳게 약속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