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겹빛 위에 남은 계절선'
내달 29일까지 스테이위드커피
유현희 작가가 한 해 동안 한 그루의 녹나무를 기록한 작업물을 선보이고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다음달 29일까지 스테이위드커피에서 유현희 작가 개인전 '겹빛 위에 남은 계절선'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제주도의 도목(道木)인 녹나무를 주제로, 늦겨울부터 초가을까지 한 그루의 녹나무의 변화를 기록했다. 겨울눈에서 새순, 꽃과 열매, 수피와 잎맥에 이르는 변화를 선과 점으로 나타낸다.
이미지가 빠르게 소비되는 시간 속에서 한 대상을 진득하게 오래 바라보는 경험은 드물다. 유현희 작가는 겨울눈에서 새순이 움트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기다렸으나 어느 순간 이미 싹이 터버려 녹나무의 한계 고도까지 올라 다시 한 번 찾아 나섰다.
그는 그 기다림과 간절함, 아쉬움과 동동거림을 작업에 녹여냈다.
유현희 작가는 "좋은 책을 필사하듯 나뭇잎이 불러주는 잎맥을 따라가며 그 흔적은 옮겨적었다"며 "가까이서 보면 미세한 선과 점의 질서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계절과 시간이 켜켜이 쌓인 풍경처럼 다가온다"고 설명한다.
전시장은 작업물들이 벽면을 따라 파노라마처럼 배치돼 관객이 마치 거대한 식물세밀화 속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관람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가능하다. 박찬우 기자
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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