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복 「제주오현」

현행복 제주소리연구소 대표가 최근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총서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제주오현」을 출간했다.

오현의 인물 가운데 충암 김정과 동계 정온, 그리고 우암 송시열 선생 등은 제주유배인 신분이었다. 그리고 청음 김상헌은 제주안무어사로, 규암 송인수는 제주 목사의 자격으로 제주와 인연을 맺었다.

이 중에 제주에 가장 오래 체류한 인물은 동계 정온 선생으로서 그 기간이 무려 9년 5개월에 달한다. 충암 김정 선생은 제주에서 체류한 기간 1년 2개월에 불과하지만 뒤에 후명(後命)으로 사사되면서 제주에서 타계한 유일한 인물로 기록됐다.

이 책에서 제주 오현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여정은 크게 두 가지 개념을 적용해서 엮어나갔다. 우선 먼저 각 인물의 살아생전의 모습을 그림자처럼 밝혀낼 수 있는 자료를 우선 소개하는 일이었다. 다음은 후대의 평가를 담은 일종의 메아리 같은 울림의 자료를 모아 소개한다.

각 인물의 친필 유묵(遺墨)이나 「신도비명(神道碑銘)」과 「국조명신언행록(國朝名臣言行錄)」 등에 소개된 해당 인물의 영인본 자료 부분만을 모아 이를 판독하고 해석했다.

이 책은 기존의 전기물처럼 연대기 위주의 열전(列傳)의 형식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다섯 인물들과 관련된 생전의 어록, 사후 평가 등의 자료들을 한데 모아 엮은 일종의 '제주 오현(濟州五賢)의 안내 지침서'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저자 현행복은 어린 시절 서예가인 외조부 김태생으로부터 한문의 기초와 서예 학습을 익힌 뒤 독학으로 한학을 공부해 제주 향토사 관련 한문 원서를 번역하고 단행본을 저술하는 등 제주 전통문화 연구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의 자연공간을 예술무대화한 기획공연 동굴음악회, 선상음악회, 계곡음악회 등을 창안해 공연 예술로 선보임으로써 세인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제주민요의 현대화 작업의 일환으로 제주소리 가무악극 '제주기 애랑'을 창작하고 제주민요의 공연 실황을 CD음반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특히 마애석각명(磨崖石刻銘)을 조사해 이를 해설한 책을 출간하고 7세기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되는 탐라의 음악인 도라악(度羅樂)에 대한 논문을 「한국음악사학보」에 발표하기도 했다.

2017년 9월 개방형 직위인 제주도의 문화예술진흥원장으로 취임해 3년간 재직했으며 현재 제주소리연구소 대표로 있다. 제주학연구센터. 5만9000원. 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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