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도 마약 범죄는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만 365명의 마약사범이 적발됐다. 이는 지역 사회에 이미 깊숙이 침투해 있는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과거에는 일부 유흥업소나 외지인 중심의 범죄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도심과 가정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섬이라서 안전하다는 인식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20~40대가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사회의 중추를 이루고 미래 제주를 책임질 세대가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것은 경제적·사회적 불안과 비용의 악순환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심지어 10대 청소년까지 적발되고 있어 교육과 지역 공동체의 경각심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또 대마초가 대부분이지만 엑스터시, 케타민 등 종류가 다양해지고, 접근 경로도 온라인·택배·SNS로 세분화된 만큼 단속 방식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마약 단속은 보여주기식 성과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항만과 공항, 택배 물류망 등 제주 실정에 맞는 유입 경로를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또한 경찰·지자체·학교·가정이 연계된 예방 중심의 교육과 재활 프로그램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마약은 다시 일상으로 스며들 것이다. 청정하고 안전한 제주를 위해 이제는 지역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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