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차 이전 당시 한국관광공사 등 알짜들을 놓친 제주 입장에서 이번에는 한국공항공사와 한국마사회를 비롯한 집중 유치기관들을 선정해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혁신도시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서귀포 혁신도시의 1차 공공기관 이전 평가 성적이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문 사실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민간의 연구 결과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으나, 앞으로 나올 국토교통부의 1차 공공기관 이전 평가 용역 결과에 대해 매우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관-지역간 협력 부족,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 지역의 소극적 투자 등 서귀포 혁신도시가 낙제점을 받은 원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국토부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의 미흡한 부분들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핵심적인 공공기관 유치도 요원하다는 뜻이다.

책임은 중앙정부와 제주도 모두에 있다. 정부는 혁신도시를 단순한 기관 이전지로만 취급하며 정주 인프라 개선과 지역 상생 전략을 소홀히 했다. 도 역시 지역 맞춤형 발전계획 수립에 더딘 모습을 보이며 혁신도시가 곧 공공기관 단지라는 인식을 바꾸지 못했다. 결국 해법은 제주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에 달려 있다. 정주여건, 교육·문화 인프라, 지역 인재 활용률 등 근본적인 조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거창한 목표 기관을 내세워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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