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자청비를 ᄎᆞᆽ아줍서'
오는 19일 와흘메밀마을

와흘메밀마을회가 농경의 신 자청비를 찾는 여정을 통해 제주 선인들의 삶을 재현한다

와흘메밀마을회는 오는 19일 오후 4시 와흘 메밀 마을 야외특설공연장에서 '자청비를 ᄎᆞᆽ아줍서'를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제주도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와흘본향당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본향당은 마을 공동체의 성소이면서 정기적인 당굿을 통해 마을 주민들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과거 제주인들은 매년 음력 1월 14일 마을의 본향당산에 세배를 올리는 '신과세제'를 통해 한 해의 마을 행복을 기원했다.

공연은 제주마을제의 원형이 가장 잘 남아있는 와흘리 주민들의 지혜로운 삶을 하늘과 땅, 사람이 함께하며 와흘리에서 전승되는 노동요, 춤 등을 통해 농경의 신 '천상의 자청비'를 영웅적 서사로 그려낸다.

'자청비를 ᄎᆞᆽ아줍서'의 줄거리는 중세경을 관리하던 자청비가 사라져 그녀를 찾는 이들의 이야기다.

어느날 중세경을 관리하던 자청비가 사라진다. 그녀를 찾기 위해 인간 세상에 내려온 문도령과 서천꽃밭의 꽃감관 막내딸, 그리고 정수남은 우연히 와흘리에서 마주치고, 각자 자청비를 찾는 이유를 하나씩 밝히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신과세제'를 모티브로 제주 선인들의 지혜를 담아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기원무', 좁씨를 밭에 뿌려 소나 말을 이용해 밭을 밟을 때 부르는 '밧 볼리는 소리', 일의 현장에서 노동의 힘든 과정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킨 '검질메는 소리', 콩이나 팥 등 수확물을 거둬 타작하면서 부르는 '도리깨질소리', 비교적 느리고 단순한 음계로 여성들의 삶의 정서와 시집살이 등을 노래하는 '맷돌가는노래'가 펼쳐진다.

이영주, 양나연, 이영아, 김남희, 강현지, 고금희, 양유빈, 부희빈 등이 춤을 추고 소리꾼 김향옥, 김향희, 박양숙, 김영심 등이 노래한다.

또 배우 고승유, 오현수, 전여경 등이 출연해 연기할 예정이다.

한편 행사장에서는 와흘산 메밀 직판장, 메밀 음식 먹거리 장터, 지역 특산품 및 농산물 판매 등이 함께 진행된다. 와흘리 부녀회에서 준비한 메밀로 만든 빙떡, 기름떡 등 다양한 전통음식도 즐길 수 있다.

공연을 연출한 고춘식 제주무용예술원 예닮 대표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지역민과 함께 제주의 신화문화를 재조명하고 농경문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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