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석 제주도 기후환경국 물정책과 주무관


물 부족 국가는 일반적으로 1인당 연간 담수 이용 가능량이 1700㎥ 미만인 물 스트레스 국가를 의미하며 1000㎥ 미만일 경우 물 기근 국가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의 계절적 편중, 높은 인구밀도와 물 소비량, 그리고 가상수 수입 등으로 인해 대표적인 물 스트레스 국가에 해당한다.

최근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재난지역으로 선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8월 유일한 주요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5.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수도 계량기의 75%를 잠그는 제한급수 직전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반면 속초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 속초는 2018년 28일간의 야간 단수 사태를 겪은 뒤 물 부족의 심각성을 절감했고 2019년부터 280억원을 투입해 지하 26m 암반층에 지하댐을 건설했다.

지하댐은 지하수 인공함양 기술의 한 형태로 함양 방식에 따라 직접함양과 간접함양으로 구분된다.

직접함양에는 관정주입 등이 있으며 외부의 물을 관정을 통해 대수층으로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반면 간접함양에는 지하댐이 있으며 지하수의 흐름을 차단하는 인공 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가두고 필요할 때 취수하는 방식이다.

지하댐은 말 그대로 보이는 댐에서 보이지 않는 댐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물 재난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제주도 또한 조속히 지하댐 구축을 위한 적정입지 조사를 선행해 선제적 물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사료된다.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물이 의미 없이 흘러가지 않도록 이제는 보이지 않는 댐에 주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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