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태평양전쟁희생자 합동위령제 봉행
오영훈 지사 "아픈 역사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해 나갈 것"
80여년 전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의 최전선으로 내몰리며 유명을 달리한 제주 출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한 합동위령제가 열렸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제주도지부는 30일 서귀포시 대포동 약천사 경내 위령탑에서 오영훈 지사, 김원칠 서귀포시 부시장, 하성용 제주도의원, 유족회 회원과 유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도 태평양전쟁 희생자 합동위령제를 개최했다.
이날 위령제는 입제선언과 초혼문 낭독을 시작으로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주제사, 추도사 순으로 진행됐다.
강덕림 지부장은 주제사에서 "태평양 전쟁은 일본이 세계 침략 야욕이 본격화 되면서 발발한 전쟁으로 그 피해 희생자가 300만명 이상으로 제주에도 수많은 희생자와 유족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 보상 문제에 대해 일본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지만 역사적 진실은 가리지 못한다.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자와 일본군 위안부 등 식민지의 지배와 직결된 불법과 반인도적 행위에 대한 청구권은 여전히 영구적"이라며 "희생자에 대한 추도 사업뿐만 아니라 후손들에 대한 바른 역사 알리기, 평화와 인권을 통해 통일로 나아가는 국민대통합의 계기를 마련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지금까지 확인된 제주지역의 희생자는 군인을 포함해 1804명으로, 강제 동원 됐다가 살아돌아온 생존자는 37명에 불과하다. 희생자와 유족 여러분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전쟁의 참혹함과 부당한 희생을 기억하며 평화와 인권 상생의 가치를 더 굳건히 지켜나가 미래세대에게 전쟁의 진실과 비극을 널리 알리면서 다시는 우리의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평화를 지키는 길에 늘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밝혔다.
한편, 태평양전쟁희생자 합동위령제는 1997년 8월 15일 첫 봉행 이후 2000년부터 2009년까지는 태평양전쟁 발발일인 12월 8일에 열리다가 2010년부터는 태평양전쟁 희생자 위령탑 준공일인 10월 30일에 맞춰 매년 봉행 중이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은 제주도를 전쟁의 요새로 보고 도민들을 동원해 곳곳에 비행장, 고사포진지, 격납고, 지하벙커, 지하동굴진지 등 군사시설을 구축했다. 도내 일제 군사시설은 일출봉 해안, 송악산 해안의 동굴진지와 비행기 격납고, 알뜨르비행장 지하벙커, 섯알오름 고사포 진지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