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까지 이어지는 보름 대조기를 앞두고 해수면이 평소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제주 북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국립해양조사원 조사 결과, 성산포 신산포구·오조포구·우도 천진항 등에서는 해수면이 최고 270㎝에 달할 전망으로, 저지대 침수가 우려되는 '주의 단계' 기준보다 27㎝ 높은 수준이다. 제주시 또한 만조시 해수면 높이가 308㎝로 조사돼 해수면 상승에 따른 위험성이 완전히 배제되기 어렵다.

이처럼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은 자연적인 순환 주기가 아닌, 기후변화의 영향을 반영한 경고 신호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해수면 상승은 태풍, 집중호우와 결합될 경우 예상치 못한 침수나 해안가 주택 파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제주의 해안 저지대는 관광지와 주거지가 혼재돼 있어 피해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 도내 해안방재시설의 노후화나 배수로 관리, 실시간 경보체계 등을 철저히 점검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피해를 입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실시간 조위 감시를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행정과 지역사회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피해 예방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자체는 해수면 상승 예측 정보를 기반으로 취약지역별 침수 대응 매뉴얼을 다시 점검하고 주민행동 요령을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 앞으로는 주의보 발령 등 소극적 대응에서 벗어나 해안 지역의 안전망을 전면 점검하고 강화해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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