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새활용센터·탐나라공화국
김태연·최은정 작가 2인전 개최
경력 단절 딛고 치유의 나비로

버려지는 것에 예술을 더하는 두 작가가 ‘재생’이라는 주제로 만났다.

옷에 새숨을 불어넣는 김태연 작가와 종이로 꽃을 피우는 최은정 작가가 오는 12일까지 제주시새활용센터에서 2인전 <재생의 미학>을 연다.

새숨작가 김태연과 수제종이 작가 최은정은 ‘세계 수선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기획된 이번 전시를 통해 버려지는 옷과 종이라는 서로 다른 소재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두 작가는 ‘재생’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만났다. 김태연 작가는 쓸모가 없어진 웨딩드레스 망사, 오래된 한복, 청바지 등을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허무는 문화 융합의 미학을 선보인다. 

최은정 작가는 폐기되는 종이와 현수막을 손으로 직접 빚어 영속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꽃으로 피워낸다.

한양대학교에서 의류학을 전공하고 일본 문화복장학원에서 스타일리스트 과정을 수료한 김 작가는, 경력 단절 이후 단순한 취미로 바느질을 시작했다. 버려지는 옷에 ‘새숨’을 불어넣는 작업에 몰두하며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시간을 보냈고, 이 과정은 작가에게 내면을 정리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명상이 됐다.

작업을 통해 스스로 회복의 길을 찾은 그는, 이 결과물을 세상과 나누고 싶다는 갈망으로 제주시새활용센터 업사이클링 작가 모집에 합류했다.

김태연 작 '플라스틱 정원'
김태연 작 '플라스틱 정원'

전시장 곳곳에 숨겨진 ‘나비’ 모티브는 이러한 작가의 서사를 관통하는 핵심 상징이다. 나비는 ‘변태’ ‘회복’ ‘치유’를 의미하며, 이는 낡은 껍데기를 벗고 새로운 예술가로 다시 태어난 작가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김 작가는 "작품 속 나비를 찾으며 관람객들도 숨겨진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제주시새활용센터 일정 후, 오는 13일부터 30일까지 탐나라공화국에서 김태연 작가의 대표 의상 작품을 중심으로 재생의 미학 연장 전시가 이어진다.

한편 제주시새활용센터 전시는 관람객이 순환의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특별한 클로징 이벤트도 마련했다. 전시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작가의 업사이클링 의상 작품을 관람객이 직접 착용하고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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