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모든 생명체 유지에 필수적인 물 사정이 좋지 않다. 제주처럼 모든 용수를 지하수에 의존하는 화산섬의 물 부족 위기는 더 심각하다. 빗물에만 지하수를 의존하는 특성상 기후변화로 가뭄·홍수가 반복되는 강수량의 양극화로 지하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가뭄 땐 물 부족에 시달리고, 홍수 때는 상당량의 빗물이 바다로 유출돼 지속 가능한 지하수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여기다 축산폐수·화학비료의 질산성질소에 의한 수질 오염 위기도 커지는 실정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하수 수량 부족과 수질 오염은 대서양 지역의 화산섬에서도 공통적이다. 제주도가 그제 아스타호텔에서 개최한 '동서양의 화산섬, 물 관리 기법 공유하다' 국제포럼 참석자들도 기후 위기 시대의 물 문제 해법을 모색했다. 스페인 카나리제도 라팔마섬 지하수 전문가 2명은 용수 사용량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강수량 감소와 질산성질소의 수질 오염을 자신신들의 물 관리 화두로 제시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는 기후 위기에 적응할 화산섬의 새로운 물 관리 패러다임 구축이다. 특히 이덕희 전 하와이 DHM환경연구소장은 세계적 수준의 지하수 관리 역량을 갖춘 제주가 '글로벌 화산섬 물관리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 기후위기 극복의 물 관리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교류 협력 확대, 물 보전 이용 기술 개발, 인재 양성 기반 구축을 선도할 제주도의 글로벌 역량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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