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일중 오윤정, 동아뮤지컬콩쿠르 대상
9년 역사상 첫 중학생 대상

“무대 위에 서면 제 자신이 가장 솔직해집니다. 앞으로 모두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빛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주 귀일중 3학년 오윤정(15) 양은 지난 3일 서울 관악아트홀에서 열린 ‘제9회 동아뮤지컬콩쿠르(2025)’에서 중등부 1등 금상과 전체 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콩쿠르 9년 역사상 중학생이 전체 대상을 차지한 첫 사례이자, 제주 지역 최초의 대상 입상으로 의미를 더했다.

오윤정 양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A New Life(새 인생)’을 선곡해 루시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금상만으로도 충분했는데, 대상을 호명받는 순간 믿기지 않았다”며 “대회가 끝난 뒤에도 이틀 동안은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불과 9개월 전까지만 해도 ‘음치’라는 말을 들었다는 오 양은 매일같이 발성과 감정 연습을 반복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될 때까지 연습했다”는 짧은 한마디 속에는 무대에 대한 절실함이 묻어났다.

그의 성장 뒤에는 체계적인 예술 교육을 이어온 아트로그 연기학원이 있었다. 

그는 “정확한 발성 위치나 구강 구조를 하나하나 교정해주셨다”며 “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면서 스스로 무대의 감정을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아트로그 연기학원 관계자는 “오윤정 학생이 대사를 외우는 수준을 넘어 인물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배우였다”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노력과 진심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전했다.

제주에서 예술을 준비하는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콩쿠르나 예술고 입시가 대부분 육지에서 열리기 때문에 이동과 비용이 부담됐다”며 “하지만 그만큼 더 간절하게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대하던 부모님도 그의 노력과 성과를 지켜보며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뮤지컬을 처음 접했을 때의 감정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뮤지컬을 처음 봤을 때 ‘무조건 저 무대에 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날 이후로 이 길 외에는 없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은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삶을 담는 예술”이라며 “무대에서 느꼈던 위로와 감동을 언젠가 관객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내년 예술고 진학을 앞둔 그는 “제주에서도 충분히 전국 무대를 향한 예술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언젠가 제 무대가 누군가의 꿈이 되길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