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소방의 날 인터뷰]
보이지 않는 조력자들의 하루
진영범·나병문·김주진 소방관
11억원 예산 절감 '만능 재주꾼'
"도민 수호 사명감, 최선 다해"
화재나 물난리 현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소방차의 고장은 화재 진압과 재난구조 등 일분일초 사투를 벌이는 현장에서 걸림돌이 되곤 한다.
소방차와 소방 장비의 고장을 예방하고 조직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는 숨은 조력자들이 있다. 바로 진영범(44), 나병문(46) 소방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2016년 제주에 최초 정비 특채로 임용된 이후 다년간 임무를 수행해 왔다.
현재 애월119센터로 보직을 옮긴 나병문 소방관을 대신해 김주진(37) 소방사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고장 난 소방차는 물론, 각종 화재 및 구조 진압 장비를 직접 수리하면서 예산까지 절감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내고 있다. 현재 제주에는 총 5명의 대원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진영범, 나병문 소방관은 수년간 자동차 정비업체 등에서 실무경력을 쌓던 중 2016년 차량 정비 분야 채용시험을 통해 소방에 입직한 베테랑이다.
특수 제작된 소방차의 펌프와 배관, 전기장치 등 특장부문 정비와 부품 교체, 수리는 물론 일반 소방 장비에 대한 점검과 수리도 두루 해결한다.
퇴근 후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즉각 이동할 수 있도록 24시 출동 태세를 갖추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소방 차량 3390대를 수리했으며 호흡보호 장치, 기타 장비 등 매년 수백건에 달하는 점검, 정비로 11억8000만원 상당 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위생 검사와 세척을 위해 5년간 이들의 손을 거친 공기호흡기 용기만 3062개에 이른다.
특히 현장 일선에서 뛰어난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진영범 소방관은 지난 5~7일 제주소방안전본부의 인도네시아 소방차 기증현장에 동행하기도 했다.
진영범 소방관은 "언제 어디서 출동이 생길지 몰라 늘 긴장을 유지해야 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 소방관들로부터 위안과 힘을 얻고는 한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인정해 주고 '덕분에' '고맙다'는 작은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도민 수호라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예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