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와 기후변화 현황 공유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적 전환 논의
제주도와 제주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기후재난 시대에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지역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와 제주도지속발전협의회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025 지속가능발전 제주 실현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일상화된 기후재난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도내 환경단체, 학계, 행정, 전문가, 지역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개회식에서는 고태언 제주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의장이 개회사를, 정민구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이 격려사를,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이 축사를 전했다.
이후 서민아 제주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과 주무관은 '제주도 이상기후 실태와 현황'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 주무관은 "제주의 평균기온이 꾸준히 상승하며 폭염·폭우·가뭄 등 기상재해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기후재난이 지역사회와 생태계,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와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좌장을 맡고, 오홍식 제주도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이유정 이호동 해녀, 김효준 제주도친환경농업협회 회장, 김정득 전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 센터장, 서민아 주무관이 참여해 분야별 대응과 과제를 제시했다.
오홍식 위원장은 "기후 변화의 신호는 이미 자연에서 나타나고 있다. 새들이 알을 깨지 못하거나 서식지를 옮기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변화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부족하다"며 "제주에 나무 한 그루를 심을 때도 지역 생태에 맞는 수종인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의 나무 선택은 제주 환경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어 "아열대 새가 제주로 오고, 제주 새가 강원도로 떠나는 현실은 단순한 생태 변화가 아니라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라며 "기후 연구와 대응은 곧 삶의 질과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라고 강조했다.
이유정 해녀는 "기후변화를 글이 아닌 피부로 느끼고 있다. 바다의 온도와 생태계 변화는 해녀가 가장 먼저 체감한다"며 "미역 수확량이 매년 절반으로 줄고, 낯선 해양생물이 등장하는 현실은 기후위기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녀 돌봄과 예술·콘텐츠 활동을 통해 해녀의 삶을 지키고,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마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후위기는 해녀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생존 문제다. 해녀는 이제 바다의 노동자가 아니라 환경운동의 최전선에 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김효준 회장은 "기후변화는 농업의 생산 기반을 흔드는 현실적 위협"이라며 "친환경 농업 전환과 에너지 절감형 농업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날 자유토론에서는 청중의 질의응답과 함께 기후재난 대응을 위한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 실천 가능한 지역 정책과 협력 모델을 주제로 논의가 이어졌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기후재난을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로 함께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제도적·문화적 전환의 필요성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