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주요 기념관 미술관·문학관형 공간으로 전환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내부.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내부.

제주도가 4·3기념관을 예술과 문학이 어우러진 문화·교육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다. 단순한 전시에서 벗어나 4·3의 아픔과 화해, 치유의 메시지를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장'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구상이다.

제주도는 올해 총 5억5000만원을 투입해 너븐숭이4·3기념관, 중문4·3기념관,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등 주요 기념관의 전시 재정비를 추진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4·3의 기억을 예술적 언어로 재해석해 세대 간 공감의 장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너븐숭이4·3기념관은 기존의 연대기적 전시 구조를 탈피해, 4·3 관련 미술작품을 활용한 '미술관형 전시공간'으로 변모한다. 4·3유적지보존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역사와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11월 중 재개관할 예정이다.

중문4·3기념관은 지난달 유적지보존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본격적인 개편 준비에 들어갔다. 일부 보완 작업을 거쳐 12월부터 전면 개편이 시작된다. 내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한다. 전시 방향은 '지역 정체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중문면 일대에서 전개된 4·3의 역사적 맥락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한다.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은 문학과 명상을 결합한 '공감의 공간'으로 조성된다. 지하 유휴공간을 활용해 명상실을 마련하고, 주정공장수용소 관련 문학작품을 중심으로 4·3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꾸며진다.

내년에는 백조일손 역사관 개선사업도 추진된다. 제주예비검속백조일손유족회의 요청에 따라 3억원을 투입해 전시공간을 확충하고 관람객 편의시설을 보완한다.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한 백조일손 역사관은 지난해 8월 개관했으며, 내년에는 상시 기획전시 운영과 포토존 설치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각 기념관과 유적지 정비를 통해 4·3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유족회와 전문가, 4·3유적지보존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4·3정신을 계승하는 내실 있는 역사공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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