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도내 성인 비만율이 무려 36.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2016년 이후 10년간 8.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비만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의 건강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제주가 웰빙 관광지의 이미지를 갖고 있음에도 도민들의 실제 건강지표는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비만 인구의 증가는 만성질환 증가와 의료비 부담 확대 등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이어진다. 특히 제주시 서부지역의 비만율이 39.3%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최상위권이라는 점은 지역간 건강 불균형 문제도 시사한다. 비만의 원인에 대해 생활습관 변화와 서구화된 식단 등이 주로 꼽히지만 행정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도민들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행정 차원의 체계적인 환경 조성 정책이 필요하다. 

그 첫 걸음은 걷기 좋은 도시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제주시내만 보더라도 여전히 신도심과 구도심, 주거지와 상업지간 보행 연결망이 단절된 구간이 많고, 차량 중심 도로설계로 보행자 안전이 취약하다. 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까지 포함해 부족한 인프라를 개선하고 건강식단 확산, 직장내 건강프로그램 등 실천 방안이 요구된다. 제주가 건강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행정이 비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총력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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