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서귀포시 생활환경과 환경시설관리팀장
기후 위기는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여름은 더 뜨거워지고, 태풍과 폭우는 강해지고 있다. 원인 중 하나는 온실가스다. 특히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약 28배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
서귀포시 색달매립장은 2022년 온실가스 감축 설비를 도입했다.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 등을 포집해 안전하게 연소하는 방식이다. 2025년 10월 기준 약 4,548톤의 온실가스를 줄였다. 30년생 소나무 약 68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온실가스 배출권 시세로 환산하면 약 3천700만원 예산 절감 효과도 거두었다.
온실가스 감축 설비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다. 기후 위기 대응은 국가적 목표지만 실행은 지역 단위에서 이루어진다. 색달매립장은 그 대표 사례다.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운용한다. 기업과 기관은 정부가 할당한 범위 내에서만 배출할 수 있다. 초과하면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고, 남으면 판매할 수 있다. 색달매립장의 설비는 이 제도와 맞물려 지역 차원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25년 11월 10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53~61% 온실가스 감축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국제사회 권고 수준과도 맞닿아 있으며, 국가와 지역 모두가 반드시 달성해야 할 의무다. 색달매립장의 성과는 이러한 국가 목표 달성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기후 위기 대응은 정부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역사회, 기업, 시민 모두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주민은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행정은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며 기업은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 지속 가능한 미래가 가능하다. 색달매립장은 협력의 출발점이다.
색달매립장의 온실가스 감축 설비는 탄소배출권 시대에 지역이 선택한 해법이다. 쓰레기 처리라는 불가피한 과정에서도 환경을 지키고 주민 삶을 개선하는 모습은 지역사회가 기후 위기 대응의 주체임을 보여준다. 색달매립장은 단순한 매립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지역사회의 실천적 증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