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연 제주시 보건행정과 주무관
해안변에 흩어져 있는 조개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바로 바닷속 숨은 보석인 진주이다. 진주는 조개의 수많은 고통과 인내 속에 이물질을 감싸며 만들어진다. 이는 공직자의 청렴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수많은 유혹과 시련을 견뎌내며 지켜내는 과정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당연한 일인데 왜 법으로까지 규정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만큼 청렴은 법으로 명시되어야 하며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가치이다.
'청렴'의 정의는 성품과 행실이 맑고 욕심이 없으며 바르고 공정한 자세다. 단순히 금전적 부패를 멀리하는 것을 넘어 공직자의 마음가짐과 행동에 신뢰를 주는 태도를 뜻한다.
하지만 제주에서 청렴을 지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마을 안에 매놈(외지인)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역사회가 혈연과 지연으로 촘촘히 얽혀 있는 궨당 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공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제주시는 공직자를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교육, 행동 강령 실천, 청렴 캠페인, 카드 뉴스 제작 등 청렴 시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도적 정착을 위해서는 조직 분위기와 함께 근무 환경 속에 스며드는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청렴 사례를 꾸준히 발굴하고 널리 알려, 청렴이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 속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랜 시간 고통과 인내가 쌓여 빛나는 진주가 만들어진다. 이렇듯 수많은 공직자의 작은 결정과 행동들이 모여 청렴이라는 신뢰가 생긴다. 시민들의 바람을 이루어주는 그날까지 흔들림 없는 꿋꿋함으로 청렴의 길을 나아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