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과 관광.제주도의 2대 지주산업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글자 그대로 제주도민을 먹여 살리고 있는 생명산업에 다름 아니다.이 두 기둥산업은 40여년간 국내 경쟁자와 아무런 저항없이 제주도의 기간산업으로 군림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감귤과 관광이 최근들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감귤의 경우 당근등과 함께 유통처리난으로 가격폭락사태를 빚으면서 농촌경제가 휘청거리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감귤 파동의 원인은 지난해 이상기온으로 인한 품질저하와 해거리에 의한 과잉생산,유통처리 대책의 실패 등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실제로 감귤의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의 하나인 당도가 98년산보다 평균 2도 가까이 떨어져 맛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서 맛없는 감귤을 제주도민도 먹지 않으면서 육지사람들한테 비싼값에 사서 먹으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때 대학나무로 불리며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감귤이 주기적으로 똑같은 가격폭락 사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데 있다.생산지가 섬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역으로 이용하면 오히려 공급자가 주도권을 행사할 수 도 있는데 ‘적당한 가격’에 안주해오지 않았나 모두가 자성할 일이다.감귤문제의 귀책사유는 행정기관뿐 아니라 생산자 단체와 농민들도 꼭같은 비율로 나눠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관광은 어떤가.IMF 사태이후 우리는 제주관광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직시했다.국내 제일의 관광지,세계 유수의 관광지라는 자화자찬이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던가를 피부로 절감한 것이다.관광 인프라가 전혀 안된 상태에서 주변여건만을 탓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오죽 했으면 도지사가 위원장이 돼 관광지화장실문화 개선에 나서겠는가.또 언제까지 관광객에게 친절하기 캠페인을 매년 되풀이 벌여야 할지 모를 일이다.

 사상누각(砂上樓閣)이라는 말이 있다.모래위에 세운 누각이라는 뜻이다.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오래 견디지 못할 일이나 물건을 의미한다.지금 감귤과 관광이 바로 사상누각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감귤과 관광산업의 붕괴는 곧 제주도민의 삶의 피폐로 이어짐은 불문가지다.감귤과 관광은 제주도민의 정신적 지주이자 제주도를 지탱해오고 있는 물질적 토대이다.이 순간 온도민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누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다.쓰러져 가는 자신의 집을 다른 사람에게 일으켜 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들어줄리도 만무하지만 말이다.이제 냉소주의를 버리고 버리고 모두 하나가 되자.해서 제주도민의 저력을 보여주자.<윤정웅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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