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염이란 뇌막이나 뇌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80∼90%는 바이러스성이다. 특히 7∼10월께 장(腸) 바이러스 감염이 유행하는데 발열 및 목과 배가 아프거나 설사가 나며 때로 결막염 증세를 보여 감기 증세와 비슷하게 보이나, 심할 경우 뇌수막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때 두통과 구토, 복통, 가끔 피부에 발진이 동반되고 아이가 처지고 잠만 자려 한다. 심하면 의식 장애,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경우 소아에서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원인이 많아 뇌수막염 유무를 가정에서 판별하기 어려우며, 나이가 어릴수록 뚜렷한 증상보다 행동이 느려지거나 열이 나면서 심하게 보채고 토하는 등의 증상이 수반되므로, 뇌수막염이 유행할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뇌수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질병 기간은 일정하지 않으며 체온은 대부분 4∼6일 이내에 정상으로 돌아오고, 신경계 증상이 1∼2주 지속하는데, 때로는 초기 증상에서 회복되고 난 후 심한 신경계 증상과 함께 초기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발열시 해열제 및 구토에는 탈수방지를 위해 수액 등 약물 치료와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호전되나 드물게 심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으며, 뇌압이 올라가면 "뇌부종"이 생기지 않도록 뇌압을 낮추는 치료가 필요하다.

앞서 바이러스성에 비해 세균성은 흔하지 않지만 20~30%는 사망할 수 있어 위험하며, 청력 및 시력 소실, 마비 증세 등 심한 후유증이 올 수 있으므로 감별이 필요하다. 소아에서는 구토나 보채고 처지는 증상은 심각한 원인이 많으므로 진료를 받은 후라도 증상이 심해지거나 증상 변화가 있으면 소아과를 다시 방문해야 한다.

참고로 현재 시행하고 있는 뇌수막염 접종은 2개월 이후 소아에서 많이 발견되는 세균성 뇌수막염균의 하나인 Hib라는 균을 예방하는 것이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에 대해 접종으로 예방이 되지 않고, 대변이나 타액 등의 분비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배출되므로 무엇보다 청결에 주의하고 손발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정민구·소아과 전문의·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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