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버지 어디로 갔나/아버지 봇짐지고 산으로 갔지//어머니 어머니 어디로 갔나/노랑개에 끌려서 공동산 갔지//언니야 언니야 어디로 갔나/검은개에 물려서 황천 갔지//온하루 불탄집에 나만 혼자/온하루 하늘에도 해님만 혼자”

4·3 52주기를 맞아 소리판굿을 통해 4·3의 진실을 찾아보고 억울하게 스러진 영령과 유족들의 뼈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공연이 마련된다.

민요패 소리왓(대표 김형섭)이 오는 29일 오후 7시와 30일 오후 3시·7시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펼치는 4·3특별공연 소리마당 ‘사람세상·살려옵서’가 그 공연이다.

소리왓 공동창작,안희정 연출로 무대화되는 ‘사람세상·살려옵서’는 굿형식을 빌려 네 마당으로 구성된 소리공연이다.김수열시인과 이산하 시인의 4·3시에 곡을 붙이거나 판소리와 민요,건전가요,창작민요,굿노래 등을 개사해 자진모리장단 엇모리 중모리 굿거리 등 다양한 민요장단에 맞춰 소리판을 열어나간다.‘모두 함께 굿판을 열자’‘한아름 들꽃으로 살아’‘살려옵서’‘민족해방가’‘산신서우제’‘사탕이 싫다구’‘푸다시’등 28곡이 불린다.

첫째마당 ‘초감제’는 4·3 유족들을 굿판에 청해들이는 과정이다.제주섬의 역사 속에서 외세의 침탈에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모든 영혼 영신들을 굿판에 청해들여 소리판을 연다.둘째마당 ‘질치기’는 심방과 유족들이 잘못 기록됐던 4·3역사의 길을 새로 닦아 바로잡는 과정이고, 셋째마당 ‘영게울림’에선 5·10 선거가 무산된 후 전개되는 군경의 대대적인 초토화 작전으로 무고하게 희생되는 섬사람들의 고통을 그려낸다.

넷째마당 뒤풀이에선 외세로 상징되는 영감신을 등장시켜 4·3의 책임을 밝히고 쫓아내는 과정을 놀이형태로 꾸민다.

양윤호 안민희 현애란 오영순 송유정 황준희 허은정 박승영 김형섭 김경률 이상오 이정민 변향자 안희정씨 등 출연.

입장료는 학생 3000원,일반 5000원(20명 이상 단체 20% 할인).60세 이상 노인과 어린이는 무료다.<김순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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