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마련한 감귤산업종합발전계획 기본안은 한마디로 새로운 것이 없다.마치 옛날 계획을 재탕 삼탕한 것같아 신뢰가 가지 않는다.이래가지고서 감귤산업이 본도의 생명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른 것은 모두 차치하고서라도,우선 재배면적만해도 그렇다.기본안은 앞으로 10년동안 재배면적을 5800여ha가량 줄여나간다고 하는데,이는 오래전부터 줄곧 써먹어온 상투적인 얘기들이다.

감귤이 본격적인 대량생산체제로 접어들기 시작한 80년대중반이후, 제주도는 감귤산업육성중장기계획이란 것을 만들어 재배면적을 1만7000ha 이내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었다.이같은 계획은 감귤이 해거리현상으로 파동을 겪을 때마다 거의 단골메뉴로 발표됐던 것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여년이 훨씬 지난 지금, 본도산 감귤재배면적은 2만5860ha로 대폭 늘어났다.도대체 그동안 무엇을 했길래 재배면적이 감소하기는커녕 이렇게 늘어나기만 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수 없다.이런 상황에서 다시 1_2년도 아닌 10년동안에 5800여ha를 줄여나가겠다니,누가 이말을 곧이 믿을 수 있겠는가.

품종갱신 부분도 마찬가지다.기본안은 현재 95%에 이르는 온주위주의 품종을 중만생온주와 만감류등으로 갱신하겠다고 하는데,이또한 귀가 아프도록 들어온 것들이다.감귤의 출하조절을 원활케하기 위해 연중생산체제를 확립해야하고,또 이를 위해 품종갱신이 절실하다는게 어디 어제오늘의 얘기인가.그럼에도 본도산 감귤은 아직까지 가을이후에 집중생산돼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폭락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당국은 정말로 이같은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할 것이다.

물론 기본안에 주목할만 사항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산지유통개혁과 포장상자 소형화 및 디자인 개선,그리고 감귤판매타운 조성등은 본도 감귤이 안고 있는 당면한 과제라는 점에서 기대되는 바가 크다.그러나 이는 연중 적정생산체제 확립이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비하면 어디까지나 지엽말단적인 것에 불과하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다.그런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있는 생산구조조정안과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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