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속문화의 재발견
제주는 민속문화의 보물창고다. 제주지역 어느 곳을 둘러봐도 전통문화는 살아 숨쉰다.
360여개가 넘는 오름과 희귀한 동굴들, 제주의 풍요를 기원하는 당굿과 입춘굿놀이, 초가, 돌담, 제주조랑말, 돌하르방, 해녀 등 유·무형의 문화유산들은 제주인의 유구한 역사, 삶과 더불어 뛴 맥박이다.
제주는 해상왕국 탐라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화산섬이라는 지리적인 요인으로 육지와는 다른 독특한 자연환경, 다양한 민속콘텐츠가 남아있는 지역이다.
가령 돌하르방을 비롯한 석상들을 보자. 나무, 산, 바다, 바람, 비, 구름, 안개 등등이 자연현상에 부여된 신격의 여러 모습들을 하고 있다. 획일적이지 않는 자유자재함, 이것이 바로 민속의 본 모습이다.
돌하르방만이 아니다. 구비문학이나 제주어를 보자. 구비문학 분야만 보더라도 민요, 무가, 신화, 전설 등이 풍부하고 예술적으로 뛰어나다.
80% 이상이 노동요인 민요에는 제주인의 척박한 생활상과 근면, 자립의 의지가 배어 있다.
제주어를 보자. 제주어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음운 목록을 지니고 있다. 또한 ‘아래 아’를 포함한 9개의 단모음과 후두유성음 ‘ㅇ’을 포함해 20개의 자음을 갖는 독특한 언어체계를 지니고 있다.
제주도의 의·식·주생활은 또한 어떠한가. 이들 생활문화는 각박한 제주풍토와 잡곡재배문화의 결과물이며 자연재해를 이겨낸 제주민들의 지혜의 민속이다.
그뿐인가. 가족관행, 민간신앙 등에서도 역시 제주적인 특성이 잘 녹아나 있다.
제주도의 민속은 돌과 바람으로 집약되는 제주의 각박한 풍토적 여건을 이겨낸 지혜의 문화이며 강인 불굴의 정신을 녹여낸 문화이다.
그것들은 보기 드문 것들이고 값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일상생활에서는 잊혀지거나 퇴색된 것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손쉽게 버려질 수 있는 위험에 놓여 있는 것이기에 또한 안타까운 것이 다.
제주도가 제주도다우려면, 또한 제주도가 제주도답게 특색 있게 개발하려면 이 민속들을 제대로 보존하고 계승, 발전되어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재론할 여지가 없다.
올해는 제주의 독특한 문화유산을 전국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인 ‘2007 제주 민속문화의 해’이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제주의 전통 민속의 특질이 사라지지 않게 변용토록 하는 것이 최선책이요, 그러한 방향에서 보존과 개발의 문제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제주는 제주 나름의 특수한 민속보존시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제주민속의 특성 있는 보존과 개발은 기대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