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주체가 된 마을발전 지원체

[제주를 새롭게 디자인하자, 경관이 미래다] <7>교토의 시민·전문가 집단
주민이 주체가 된 마을발전 지원체

   
 
  ▲ 교토시 경관조성센터 상담실에 전시중인 교토의 전통가옥 모형.  
 


1000년간 일본의 심장부 역할을 해온 교토. 고풍스러운 가게와 사찰, 전통가옥이 이어지고 세계문화유산이 옛 정취를 물씬 풍기는 등 운치있는 도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이 지나거나 문화재가 있기 때문에 역사문화 경관이 만들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교토도 다른 지역처럼, 전통 목조 상가들이 철거되면서 주차장 등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고 수도가 도쿄로 옮겨지면서 교토의 거리를 활력을 잃어가고 개발업자와 주민들간에 민원도 속출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일본을 휩쓴 ‘버블’경제로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통 가옥을 허물고 아파트를 짓는 등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고층 건물이 속속 들어서 조명 경관이 서서히 무너져갔다. 교토의 생활 문화를 계승하고 교토다운 시내 경관을 형성하고 있는 전통 가옥이 사라지면서 교토시는 대안 찾기에 나섰다. 


   
 
  ▲ 교토시 경관 조성센터 전경.  
 

   
 
  ▲ 교토시 경관 조성센터의 경관조성사업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 교토의 전통주택 소개 자료.  
 

 


결국 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마을 조성과 발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고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 구성에 착수했다. 교토시 경관 조성 센터 가 만들어진 출발점이었다.

지난 1997년 10월에 만들어진 교토시 경관 조성 센터는 교토시가 전액 출연한 재단법인으로 도시 경관에 대한 정책 실행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뢰·교류·창조’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지역의 자원을 발견·공유하고 새로운 매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교토 지역의 거리조성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거리조성 테이터베이스 시스템’를 구축하고 주민이 주체가 되는 거리 조성 활동에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 거리 조성 뿐만 아니라 다세대 아파트와 교토 전통가옥 조성에 관한 상담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도시 경관에 대한 시민·전문가·행정의 의견 교환을 위한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특히 토지 이용에 대한 주민·사업자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아파트 건설 등 새로운 토지 개발이 자칫 주변 환경이 어울리지 않게 추진되면서 ‘거리의 부조화’를 초래할 수 있어 지역과 공생할 수 있는 토지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교토시 경관조성 센터는 주민·행정·시민단체·기업 등이 도시 경관에 대한 논의와 협력의 장을 만들어주는 ‘연결자’역할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조사와 연구를 수행하는 기구다. 이를 통해 교토다운 경관의 보전·창조, 질높은 주거환경 형성을 꾀하고 있다.

교토시의 경관 모토는 ‘50년후, 100년후에도 빛날 교토를 목표로…’로 지역의 문화·역사, 삶을 바탕으로 한 도시 경관의 지속적인 관리를 천명하고 있다. 이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과 폭넓은 의견수렴을 담당할 시민·전문가 집단의 기구 설립은 도시 경관 조성을 추진하는 제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별취재반=이창민 자치2팀 차장, 박민호 사진팀 기자, 김경필 사회팀 기자, 김태일 제주대 교수
◆자문=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김일우 박사, 송일영 건축사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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