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우리 국민은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 새 선장으로 '경제 대통령'을 선택했다.

19일 치러진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오후 9시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개표율 30.0%), 이명박 후보가 46.7%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27.8%)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5.7%로 3위에 머물렀다. 이어 문국현 창조한국당(5.4%), 권영길 민주노동당(2.9%), 이인제 민주당 후보(0.8%) 순이다. 이명박 후보는 16개 시·도 중 광주와 전남·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로 나왔다. 정 후보는 호남을 제외하고는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이명박 후보는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정 후보를 두 배 이상 앞섰다. 그는 서울에서 53.7%로 24.4%에 그친 정 후보를 여유있게 제쳤다. 또 인천과 경기에서도 과반이 넘는 50.6%, 52.0%를 얻었다.

정 후보는 광주와 전북, 전남에서 각각 80.8%, 83.5%, 79.3%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전체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회창 후보는 대전(29.4%), 충남(33.5%)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확보했다.

그의 승리로 한나라당은 10년만에 정권을 되찾게 됐다. 반면 1997년 김대중 후보의 첫 수평적 정권 교체에 이어 2002년 노무현 후보를 당선시킨 민주화 세력은 제3기 정권 창출에 실패했다.

이번 정권 교체로 우리 사회의 지형도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보수 성향의 이명박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보·혁 이념 갈등과 지역주의가 퇴조하고, '실용노선'이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등장하게 됐다.

아울러 대선 결과는 내년 2월 25일 새 대통령 취임 이후 43일만에 치러지는 18대 총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대선 패배에 따른 신당의 극심한 내홍과 정당간 이합집산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극심한 정치적 혼란상도 예고돼 있다. '이명박 특검법'에 따라 이명박 후보는 당선자 신분으로 특검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검 수사 결과로 거대한 후폭풍이 일 수도 있다. 총선을 앞두고 BBK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선 이후에도 정국은 한동안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할 개연성도 있다.

앞서 전국 1만3178개 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제히 투표가 진행됐다. 총 유권자 3765만351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투표는 잠정 투표율 62.9%(2369만0385명)로 집계됐다. 2002년 70.8%에도 못미쳐 역대 대선 최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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