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홀대·무기력한 공직사회·‘뿔뿔이’ 자치 제주 도약 발목
왜곡된 4.3역사 바로세운 ‘도민의 힘’ 모아 새 시대 열어야

60년전 해방공간, 외부의 침탈에 맞선 항쟁의 역사로 점철된 이땅 제주에 학살의 광풍이 몰아쳤다. 미군정의 부당함과 남한단독정부 수립에 대한 저항은 ‘붉은 섬’이라는 낙인과 함께 수만명의 무고한 도민들이 죄없이 죽어간 한국현대사 최대의 비극을 낳았다. 서슬퍼런 독재정권에 눌려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시됐던 4·3이 정부차원의 진상조사를 통해 ‘국가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행위’ 로 밝혀지고 ‘폭도’의 누명을 벗고 ‘희생자’ 로 인정을 받기까지 반세기넘는 세월이 온 섬을 짓눌렀다.

4·3 진실찾기와 갈갈이 찢겨진 도민들의 생채기를 어루만지기 위한 각고의 노력은 4·3특별법 제정이라는 결실을 맺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통한 화해와 상생의 땅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이다. 세계평화의 섬 제주는 ‘4·3의 기억’을 교훈삼아 다시는 이땅에 그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간절한 염원이자,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중심으로 거듭나려는 다짐이다.

외교·국방을 제외한 파격적인 권한을 가진 자치의 파라다이스, 국제자유도시 개발을 통한 도민 복지공동체이자 주변국들과의 교류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을 지향하는 제주특별자치도는 평화의 섬과 맞닿아있다.

그러나 ‘1%의 변방’ 에서 동북아의 중심으로 도약을 꿈꾸는 ‘제주호’는 아직 걸음마에 나섰을 뿐이다. ‘립스비스’만 요란한 정부, 풀뿌리 아닌 ‘뿔뿔이’ 자치, 실종된 리더십, 변화를 모르는 무기력한 공직사회, 침체일로에 빠진 지역경제 등등이 갈길바쁜 ‘제주호’ 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민일보는 2008년 화두로 ‘리디자인 제주’ 를 던진다.

더이상 화려한 미사여구와 장밋빛 비전에 취해 있어선 안된다. 제주 천혜의 환경생태자원과 경쟁력, 왜곡된 역사를 바로세운 ‘도민의 힘’ 으로 평화산업과 ‘4+1’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동력을 가동하고 도민들의 삶에 활력이 넘쳐나는 생명과 평화·번영의 공동체를 가꿔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더이상 머뭇거리기엔 ‘제주호’에 주어진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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