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 도미노=세계 주요 증시는 올들어 22일까지 벌써 10% 이상 폭락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의 발원지인 미국 등의 주가하락이 컸지만 이번주 들어서는 신흥시장이 더 크게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지난주 말 미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에 실망한 유럽 증시는 전날 대부분 5% 이상 폭락했고 여파는 아시아 증시에 몰아쳤다. 중국과 인도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락했고 인도 센석스지수는 개장 직후 폭락세를 연출하며 거래가 중단됐다.
◇왜 떨어지나=세계 증시 폭락의 한 가운데 미 경기침체가 자리잡고 있다. 이번주 세계 증시 폭락세는 미 경기침체 문제가 이제 우려를 넘어 ‘미 주택시장 붕괴→소비 위축→경기침체’로 이어지는 현실이 됐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왔다. 크게 보면 2003년 이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골디락스(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이 없는 호황)의 끝이 보이고 있다는 비관론마저 고개를 들고있다.
중국, 인도 등 신 성장동력국도 미 경기침체와 맞물려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미 소비위축은 단순히 중국의 대미 수출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 위축을 불러일으키며 신흥국 전체 경제 성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파껍질 벗기기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서브프라임 부실 규모와 문제의 진원지인 미 정부가 제시한 통화와 재정정책을 아우르는 서브프라임 대책에 대한 시장의 냉담한 반응도 이번 폭락 사태의 한 원인이다.
◇미국 금리인하의 약발은 어디까지 갈까=전세계 증시의 폭락사태를 지켜본 FRB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었음에도 22일 전격적으로 0.75%포인트 인하라는 칼을 빼들었다. 긴급 금리인하를 단행하기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처음이다. 인하폭도 예상치인 0.50%포인트를 웃돌았다.그만큼 FRB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금리인하 약발이 앞으로 얼마나 세계 증시 안정에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FRB 발표후 미국과 유럽 증시가 안정을 찾고 있지만 큰 폭의 금리 인하가 미국경제침체를 기정사실화한 셈이어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 운용사 피델리티가 주가하락으로 펀드 환매에 대비할 것을 펀드매니저들에게 전달하는 등 전 세계적 펀드런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서브프라임 문제가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투자은행 자금운용은 전세계에 걸쳐 이뤄지고 있어 충격파가 글로벌 증시 전체로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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