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馬·月·岳을 소재로 한 다채로운 행사

30여년 전만해도 농번기가 끝나면 집집마다 마을 공동목장에 우마를 방목했고 새봄에는 윤번제로 당번을 정해 산과 들로 좋은 풀을 찾아 다녀야만 했다.

양질의 좋은 초지를 만들기 위해 해묵은 풀을 태우고 진드기를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므로 늦은 겨울과 이른 봄 사이에는 마을별로 방애 놓기를 했는데 자칫 잘못하면 애써 가꾼 산림으로 번져 대형 산불을 유발했고 각종 농기계 및 운송수단의 보급 등으로 이런 세시 풍습이 점차 사라졌다.

이런 잊혀져가는 옛 풍습을 보전 계승하기 위하여 현대적 감각에 맞게끔 승화시킨 것이 오늘날의 정월대보름 들불 축제로서 올해가 12번째다.

평화로 애월읍 봉성리에 소재한 새별오름 일대에서 다음달 21일(목)부터 23일(토)까지 3일 동안 펼쳐지는 들불축제에는 그동안 제주시 지역에 머물렀던 축제를 전도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승화 발전시키기 위해 성화는 탐라 개국의 성지 삼성혈과 선사문화 유적지인 고산, 그리고 섬 속의 섬 우도에서 채화해 성화 합화식을 갖는다.

또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풍물놀이 30개팀 2000여명이 출연해 흥겨운 풍물놀이를 연출하고, 제주시내 전 읍면동 대항 넉둥베기(윷놀이) 대회도 열린다.

글로벌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국내 및 국제도시간의 우호증진과 인류공동의 이상인 평화와 번영을 염원하는 지구촌 가족의 축제도 마련, 지구모형 대형 달집 불태우기와 미국 산타로사시, 중국 라이조우시, 일본 산다시 등 국제 자매도시 공연단의 축하 공연도 준비됐다.

국내 10개 자매 도시 및 우호협력 도시의 축하사절단이 축제의 흥을 복 돋우며, 탐라문화재 우수작품 민속놀이 공연과 제주민속보존회의 ‘조팟볼촐리는 소리’공연, 제주어 말하기 공연과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보존회 김윤수 무형문화재의 ‘소원 기원굿’ 공연, 제주 민요 및 한국민요 경창대회도 열린다.

관광객 및 참가객들을 위한 각종 체험행사도 마련했다. 소원기원 소지 달고 불태우기 와 횃불행진, 돌탑 쌓기, 달집태우기, 오름 등산 체험 및 초가집줄 놓기, 행운의 돼지 몰이, 전통 활쏘기, 조랑말 타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잔디 썰매, 쥐불놀이, 연날리기 등이 마련된다.

관광수입을 높이고 제주특산물의 소비촉진을 위해서 특산물 전시 판매코너를 개설하고 향토음식점 운영, 무료로 특산물 구워 먹기, 무료로 가훈 써 주기, 들불축제 사진촬영 전국공모전도 열릴 계획이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를 대표하는 축제로 그 기반을 다지기 위해 취약한 면을 시정·보완함은 물론 친절과 질서, 청결과 안전에 만전을 기울이는 한편 교통과 주차 노점상 질서 유지 등의 대책을 수립했다. 외국어 통역, 자연보호 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고 하니 뜻있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또한 이 축제 기간에는 인터넷을 통해 축제의 모습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했고 하이라이트인 23일 오후 6시30분부터 8시까지는 장엄한 불의 대 향연을 연예채널(ETN)을 통해 전국에 생방송할 계획이다.

제주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성공을 거두고 나아가 큰 축제로 계승발전 되려면 온도민이 힘을 모아서 밀어줘야 한다.

안형관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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