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고

리뷰 같은 것은 보지 않으려 했는데, 그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뻔한 결말, 뻔한 스토리란 문장에 내심 어거스트 러쉬의 재탕이 되진 않을까? 하며 잔뜩 우려를 머금은채 영화관에 들어섰다.

사실 그러한 평가를 접하고 나면 볼 맘이 싹 가시기도 하지만, 결국 내 지갑을 연 것은 아마도 뛰어난 캐스팅이나 영화 작품성에 대한 기대감이라기 보단 절대 다수의 관객을 확보한 이야기거리에 내가 소외당하는 게 싫어서였을 것이다.

또 남들 다본 영화는 꼭 봐야 직성이 풀리고야마는 내 묘한 열등감도 한 몫 작용했다.

평단의 반응은 나름대로 일리 있었다. 골목 귀퉁이에서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 다가오는 관객들 향해 ‘와 ’ 하며 놀래킬만한 내용의 전개나, 감정의 기폭제는 없었다.

이 대목에선 웃어야 하고 이 대목에선 울어야만 하는 영화였다. 러닝 타임내내 평탄한 길을 쉼 없이 달리는 듯 했다.

영화를 다 보고 왜 이리 많은 관객이 들었을까? 란 의문엔 보편적인 관객심리를 주요하게 파악한 감독의 몫이며 또한 유독 성공신화에 약한 사람들들의 감성이 기인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홍보문구에 ‘감동 실화’ 를 전면에 내세웠을 때부터 아니 애초 크랭크인에 들어갔을 때,영화의 주 타킷을 감동을 먹으러 오는 관객으로 정했고, 이에 어김없이 사람들은 영화의 완성도보단 자신의 감수성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영화는 배신하는 법을 몰랐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 당분간 우생순은 매서운 추위 속에 따뜻함에 목마른 관객들의 발길을 계속 재촉할 만 것 같다.

아마도 이 추세라면 국내 각 영화 시상식에서 몇개 정도의 트로피도 거머쥘 듯하다.

나도 이 대목에선 웃었고 이 대목에선 가슴 싸했으니. 돈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안든다.

재미있었다. 소외당하지도 않을 것이고.

아참~ 나도 그 들 중 한명 일뿐인데.

꼭 아니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못된 심리는 또 어디서 기인하는지..

그것도 생각해봐야 할 오늘이다.

이상민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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