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82세 나이로 뇌졸중으로 세상 떠나

   
 
   
 
한국 문단의 큰 별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하소설 '토지'로 한국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소설가 박경리씨가 5일 오후 서울 아산병원에서 향년 82세로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1926년 경남 통영에서 출생한 박경리씨는 1955년 8월 김동리씨가 '현대문학'에 단편 '계산'을 추천하면서 등단해 '김약국의 딸들', '파시' 등을 발표했다.

1969년부터는 '현대문학'에 토지를 연재하기 시작해 1994년 8월 '토지' 5부를 탈고하기까지 무려 25년에 걸쳐 '토지'를 집필하면서 한국 문학의 새 장을 열었다.

대표작 '토지'는 1897년에서 1945년까지 50여 년의 한국 근대사를 관통하면서 700여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우리 민족의 삶과 역사, 전통을 총체적으로 그린 대하소설이다.

전 21권에, 원고지 분량만 3만여 장에 이르는 '토지'는 광복 이후 한국 문단이 거둔 최고의 수확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TV 드라마와 영화, 가극 등으로도 제작됐다.

박경리씨는 지난해 폐암 선고를 받았으나 고령을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고 강원도 원주에 머물다 지난달 4일 뇌졸중 증세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박씨는 보관문화훈장(1992)을 비롯해 제2회 한국여류문학상(1965), 올해의 여성상(1994), 제3회 용재석좌교수상(1997) 등을 수상했으며, 1996년에는 칠레정부로부터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기념메달을 받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현대아산병원으로 5일 문인장으로 치러지며 장지는 고향인 경남 통영이다. 유족으로는 딸 김영주(토지문학관 관장)씨와 사위 김지하(시인)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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