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내 취재진과 공동 인터뷰

   
 
   
 
1일 일본 오사카에서 만난 ‘욘사마’ 배용준은 상당히 기분 좋아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머라이어 캐리 등 해외 톱스타만 3만 명을 넘긴다는 오사카 쿄세라돔의 정원인 3만 5천 명을 별 무리 없이 채우며 그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날 오후 2시 30분부터 진행된 행사는 예정 행사 시간인 오후 5시를 다소 넘긴 5시 30분께 마무리 됐다. 일본 각지에서 몰려든 팬들로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를 마친 뒤 배용준은 한국에서 현해탄을 건너 온 국내 10여개 매체 취재진과 공동 인터뷰를 가졌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배용준이 한류스타가 되기 직전인 1999년 한 공연장에서 그를 만난 기억이 있다. 당시 20대였던 배용준은 어느새 30대 후반에 들어섰다. 세월의 흐름은 ‘사마’의 눈가에 주름을 남겨놓았지만 한층 깊어진 눈매만큼이나 그의 마음 속 여유가 느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 당시 불거진 스태프들과의 불화설, 출연료 2억원 설, 차기작과 결혼 계획 등 베일에 가려진 각종 의혹과 사적인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다음은 배용준과의 일문일답

▶축하한다. 팬미팅을 무사히 마쳤는데 소감을 전해달라

-‘태왕사신기’(이하 ‘태사기’)마지막 촬영을 마친 뒤 김종학 감독님께서 ‘끝나지 않은거야’라고 말씀하신 게 여태까지 마음에 맴돌았다. 아직도 내심 그런 마음이 남아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얼추 ‘태사기’에 대한 감정을 끝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서 숱한 행사를 치렀다. 이번 팬미팅은 어떤 점에서 차별화가 됐나?

-이번 행사는 혼자가 아닌 ‘태사기’팀이 모두 뭉쳤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또 다른 행사 때와 달리 행사 말미 무대 아래로 내려가 특수제작된 이동차량을 타고 팬들과 눈을 마주친 것이 인상 깊었다. 사실 무대 위에 있으면 강렬한 조명 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웃음)

▶‘태사기’ 촬영 당시 많이 다쳤는데 현재 몸상태는 어떤가?

-내가 10일 정도 촬영분량이 남은 상태에서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 촬영 일정이 너무 빡빡해 도저히 병원에 갈 상태가 되지 않았다. 병원에 가봐야 깁스를 하라는 권유가 있을 게 뻔하지 않나. 10일만 버티자라는 각오로 촬영에 임했는데 당시 촬영지가 단양이었다 단양은 종합병원이 하나라 간호원에게 주사를 놓아달라고 부탁하려고 해도 급한 응급환자가 들어오면 자리를 비울 수가 없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나 스스로 링거와 주사를 놓았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찌를 수 있나 싶다. 그때는 너무 용감하게 6번 만에 성공했지만. (웃음)

사실은 그 모습을 매니저가 핸드폰으로 촬영도 했다. 절대 유출되면 안된다. (일동 웃음) 아직도 좀 걷는게 불편하다. 병원에서는 아직도 무릎에 주사를 더 맞아야 한다고 하더라. 어깨도 한두 달 버텨본 뒤 더 아프면 수술을 감행해야 할 것 같다.

   
 
   
 
▶정직한 배우라는 김종학 감독의 평가에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직한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연기는 잘 못하니 정직할 수 밖에 없다. 뭔가 테크닉이 뛰어나면 다르게 해볼텐데 내가 느끼지 못한 것을 표현할 도리가 없다. 그러다 보니 김종학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김종학 감독님께 많이 배웠다.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안 좋은 상황에서 작품 제작 뿐만 아니라 그 많은 인원을 통솔하시는 모습에 감탄했다. 김종학 감독님은 내가 늘 아버지라 부르지만 어떨 때 보면 친구같은 모습도 있다. 항상 고맙고 감사함을 느낀다.

▶그럼에도 ‘태사기’ 촬영에서는 끊임없이 불화설이 불거졌다.

-불화설은 언론의 영향이 크다. ‘태사기’에 출연했던 주무치 박성웅, 처로 이필립, 현고 광록이 형님 모두 나와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감독님은 아버지라 부르며 친구처럼 담배도 나눠 피는 사이다. 제발 불화설은 쓰지 말아달라.

▶언론의 탓이라고 하지만 언론 노출이 적어 이런 소문이 불거지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지 않나?

-언론을 꺼리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내가 말하는 진짜 의도를 가슴으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가끔 기사가 왜곡되서 나갈 때는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한국의 기사를 아시아에서 모두 모니터링 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언론이 일정한 책임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류만 해도 그렇다. 한류가 위기라고 하는데 그것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금은 한류라기 보다는 아시아류로 확대되고 있는 과정이다.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나. 나쁜 사람도 착하다고 말하면 선도되는데 이왕이면 좋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는 기사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활동 계획은 언제쯤?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 우선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기획 중이다. 또 애니메이션 ‘겨울연가’에 목소리 출연하는데 아마 내년 께 KBS를 통해 방송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결혼은 언제 할 것인가

-요즘 들어 부쩍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주위에 친한 친구, 동생들이 모두 결혼했다. 집에서도 부모님이 슬슬 말씀을 꺼내시고...지난해 MBC연기대상 시상식 당시 3년 안에 결혼하겠다는 말은 우리 부모님을 향해 한 말이다.(웃음)하지만 쉽지는 않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