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15개 부처 장관. 이 대통령에 일괄 사표

   
 
   
 
[노컷뉴스] 한승수 국무총리와 내각 장관들이 쇠고기파동 등 국정혼선의 책임을 지고 1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부 15개 부처 장관들은 이날 한 총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출범한 지 107일째이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갖고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난국의 책임을 지고 정국수습을 고심 중인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차원에서 내각이 일괄 사퇴하기로 했다'는 뜻을 밝히고 사표를 전할 예정이다.

한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전달하기에 앞서 국무회의에서 장관들로부터 사표를 제출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의 A장관은 9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승수 총리가 10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내각 일괄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8일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한 뒤 민생대책을 발표할 당시 몇몇 장관들과 의견을 나눈 결과 모두들 답답해 하면서 뭔가 계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을 나눴다"며 최근 내각의 분위기를 전했다.

경제부처의 또 다른 장관은 "10일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수 총리는 지난 8일 고위당정협의회 발언을 통해 "촛불문화제와 재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정부에 대한 불신"이라며 "이 점에 대해 총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마음이 굉장히 무겁다"며 사퇴를 예고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원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현실적으로 장관인사청문회가 불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사표를 수리해 궐석이 생길 경우 사실상 정부 업무추진이 불가능해지고 국정공백이 가시화될 수 밖에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사표를 수리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미 쇠고기 후속 실무협의팀의 방미활동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6월 10일을 고비로 촛불집회가 어느 정도 진정기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쯤 당정청 전반에 걸친 여권의 진용을 새로 짜면서 장관들의 사표를 선별 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은 개각의 폭이 어느 수준까지 미칠 지 여부. 쇠고기 파동의 직간접 책임부서이거나 정책추진과정에서 실책을 범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김도연 교육,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경질대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개각의 폭이 확대될 경우 5-6명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승수 총리는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여당 일각에서 조기전대 주장이 제기되고 당정청 동시개편론이 대두되면서 강재섭 대표 총리카드가 부상하고 있어 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정진석 추기경과의 회동에서 "각료 인선과정에서 도덕적 기준을 소홀히 했다고 처음으로 인사과오를 인정해 개각의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한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개각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청와대는 본격적인 후임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청와대 대통령실장에는 국회의원 5선 경력과 정무장관을 거치면서 정관계 경력을 겸비한데다 호남출신으로 지역 안배에도 적합한 김덕룡 전 의원과 국회의원과 문민정부 시절 공보수석, 환경부장관을 지냈고 탁월한 기획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윤여준 전 의원이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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