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평화 르네상스 제주 2-1 다크 투어리즘·일본편⑧오사카 국제평화센터와 리버티 오사카
| 전화(戰禍)속의 어머니와 아기. 만주사변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기까지 15년 전쟁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기념상 '1945년 모자상'이다. 일본 오사카시 주오구 오사카조에 위치한 오사카 국제평화센터(일명 피스 오사카) 입구에 있다. 피스 오사카의 전시물들은 당시 공습의 피해와 전시생활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일본의 중국 침략과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불에 타버린 시가지, 화염속을 헤매는 사람들을 표현한 그림, 방공호 모형 등은 오사카 공습으로 인한 실태와 전시체제하 민간인의 생활상과 참상을 보여주고 있다. 피스 오사카는 지역 부락민의 해방운동에 바탕을 둔 인근 오사카 인권박물관과 함께 1년 내내 참관객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
#대대적인 공습의 피해상 전시
제2차 세계대전(1939~45) 중 오사카는 50차례가 넘는 공습을 받아 시가지의 주요부가 폐허로 변했다. 오사카뿐만 아니라, 히로시마, 나가사키, 오키나와를 비롯한 수많은 일본국민이 생명을 잃었으며, 상처입고, 병들어 죽어갔다.
동시에 15년 전쟁에서 전쟁터로 변해버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민들, 또 식민지 지배하의 한국(조선)·대만인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줬다.
오사카 국제평화센터에는 대대적인 공습의 피해와 전시(戰時)의 생활상, 참상을 자세히 기록, 전시돼 있다. 일본의 중국침략과 식민지 조선의 역사도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이밖에 전시체제하의 뉴스영화, 전쟁과 평화에 관한 증언, 애니메이션 등을 비디오, 레이저 디스크(LD) 등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부스를 9곳 설치한 영상코너, 전쟁과 평화에 관한 책들을 볼 수 있는 도서관 등을 통해 인권의 존엄성과 평화에 소중함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
또 강당에서는 정기상영 영화 「16 지장보살 이야기」「불바다, 오사카」「폐허가 된 오사카의 거리」가 상영되고 있다. 한해 관람객의 40%이상이 청소년임을 점을 감안, 피스 오사카는 초·중등학생들을 무료입장시키고 있다. 이 때문인지, 피스 오사카는 연일 청소년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다. 학생들이 진지한 전시관람 태도도 눈에 띈다. 인솔자인 교사의 설명에 귀 기울이고, 노트에 기록하는 자세가 인상적이다.
#일본의 중국 침략, 식민지 조선역사도 다뤄
공습의 기억을 알리는 전시물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실물 크기(1t) 크기의 소이탄, 불타버린 에비 스바시스지 거리 주변, 화염속을 헤매이는 사람들, 공습 체험자가 그린 그림, 영상기록물, 일본 전국의 공습실태, 전쟁시 오사카의 사회상, 전시체제하의 민가모형에 이르기까지.
전시물들은 만주사변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에 이르기까지 무려 15년에 걸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쟁의 참상이 소개되고,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피해상황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일어났던 전쟁의 비인간성 등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또 당시 연인 전승을 보도하는 신문, 만주로의 꿈을 부추기는 여행안내 팸플릿, 뉴기니아 등지에서 수집된 일본군 병사들의 유품, 전쟁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교묘히 이용된 당시의 조선은행권, 수십장의 판유리가 원자폭탄에 삽시간에 용해돼 화석처럼 굳어버린 것 등은 당시 전쟁의 참상과 비인간성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그런가하면 일본의 중국 침략과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전범국가 일본의 책임문제를 언급해, 공습의 피해상만을 고발하고 있는 여타 일본 평화박물관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리버티 오사카, 일본의 인권을 묻다
피스 오사카가 일본의 중국 침략과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비교적 비중 있게 다른 곳으로 꼽는다면, 인근 나나와구 나나와니시에 위치한 오사카인권박물관(리버티 오사카)은 지역 부락민 해방운동이라는 일본 대중운동의 대표적인 장소에 건립됐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리버티 오사카가 생기기까지 나나와구는 에도시대에는 백정 등 천민집단의 거주지로서, 일본에서 '차별없는 사회'를 꿈꿔온 지역이기도 하다. 1920년대 초, 일본에서 부락차별 철폐단체인 '전국수평사'가 결성될 때, 이곳은 오사카 부락 해방의 중심이였으며, 이후 전국 수평사의 중심지가 됐다.
리버티 오사카는 일본사회의 인권의 현재와 인간의 가치관과 차별, 차별을 받는 사람들의 주장과 활동, 인간 스스로의 차별과 인권을 중심으로 한 전시물들이 모두 4개 코스로 나눠 전시되고 있다.
지역 부락민의 생활과 역사, 일본사회의 다양한 차별을 고발하면서 재일교포, 아이누 민족, 여성, 성적소수자, 장애자, 에이즈환자, 한샌병회복자, 공해피해자, 피차별부락, 홈리스, 미나마타병환자 등 보편적 인권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있다.
리버티 오사카에는 6명의 자원봉사자가 상주하고 있으면서 교육, 연수 등 단체요청에 따라 관람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서, 정보코너, 열람실 이용이 가능하며, 전시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서, 중국어, 영어, 한국어 안내가 돼 있다. 또 장애인의 관람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견과 입장을 가능하게 했고, 자원봉사자들이 수화로 전시관람에 도움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