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경기침체와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은행권에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면서 1300여명의 은행원들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이 잇따라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이미 직장을 그만두거나 퇴직을 앞둔 은행원은 약 13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9일까지 ‘준정년 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약 350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지난해 65명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며 2005년 단행된 대규모 명예퇴직(2198명) 이후 최대 규모다.

수출입은행도 이날까지 근속연수 8년 이상 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으며 20~30명이 퇴직 명단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입은행은 2012년까지 70명 정도의 직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앞서 SC제일은행은 190명, 한국씨티은행 298명, 농협 330명 등 818명 등의 은행원들을 퇴직시켰다.

특히 지난해보다 올해 퇴직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희망퇴직 대상의 근속년수를 대폭 넓히고 근속연차에 따라 2~3년치의 급여를 퇴직금으로 지급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씨티은행은 10년 이상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으로 확대하고 월평균 임금액의 2~3년치를 더한 퇴직금 뿐만 아니라 자녀장학금을 최고 2000만원까지 지원했다. 국민은행도 희망퇴직 대상을 예년의 근속 15년 이상에서 8년 이상으로 대폭 넓혔다.

농협은 올해 4급 이상 직원에 대해서는 연령제한을 두지 않았고 5~6급 이하도 일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년을 앞둔 직원들이 퇴직을 신청했지만 올해는 40~50대 뿐만 아니라 30대 젊은 행원들도 상당수 희망 퇴직을 지원했다"면서 "내년에도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수윤기자 sh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