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평화 르네상스 2. 한국사회와 다크 투어리즘 ⑮임진각 관광지와 평화누리
|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 것이 때로 지쳤다. 터미널에선 목적지를 묻는 사람과 노선버스를 일러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사람마다 목적지로 가는 버스를 달리 일러준다. 낭패의 연속. 겨우 차편을 알아냈을 땐 이미 해가 뉘엿뉘엿 졌다. 임진각으로 가기 위해 여행객은 문산의 한 허름한 여관집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했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동서울, 의정부, 금촌, 문산으로 이어진 버스여행은 서민의 자잘한 삶의 풍광과 지역마다의 풍경과 느낌이 퍼즐놀이하듯 흥미롭게 다가왔다. |
#분단의 아픔 되새기는 통일안보관광지
임진각관광지는 1950년 6월25일 발발한 한국전쟁과 그 이후의 민족대립으로 인한 슬픔이 아로새겨져 있는 곳이다. 임진강지구 전적비, 미국군 참전비 등 각종 전적비가 있으며, 남북분단 전 한반도 북쪽 끝 신의주까지 달리던 기차가 이곳에 멈춰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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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굴 투어'에 참가한 관광객들 |
망배단은 휴전선 북쪽에 고향을 가진 실향민들이 매년 설날과 추석때나 가족이 보고싶을 때에 고향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이곳에서 이북에 있는 부모, 조부모, 친척 등에 배례하는 장소다. 소식이 끊겨 생사도 불명확한 가족을 애타게 찾는 이산가족의 아픔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며 통일을 염원하는 통일안보관광지로 매년 380∼510만명의 내외국인이 방문하고 있다.
#평화·생태의 소중함 일깨우는 교육장으로
임진각관광지에는 제3땅굴을 비롯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해마루촌, 통일촌 등이 포진돼 있다. 임진각관광지에서는 이곳을 코스로 나눠 DMZ(민간인 통제구역)연계견학 셔틀버스, 열차(1회 3회 운행. DMZ연계견학은 2회)를 운행하고 있다. 코스별 요소시간은 2-4시간이다.
임진각관광지에서는 1978년 서울까지의 거리가 불과 52km밖에 안 되는 지점에서 발견된 제3땅굴이 가장 유명하다. 폭 2m, 높이 2m, 총길이는 1.635로, 1시간당 무장군인 3만명의 병력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임진각관광지여행이 일명 '땅굴투어'로 소개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곳은 촬영금지구역이다. 모노레일 '통일호'에 몸을 싣고 땅굴투어를 했는데, 아치형의 땅굴 크기가 협소해 천정에 머리가 부딪힐까 염려됐다. 땅굴투어에서 만난 한 미국인은 한마디로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당시 2000만명이 살고 있는 사는 남쪽인 서울 근거리에 어떻게 침략용 땅굴을 팠는지, 그것이 가능하기나 한 것이냐"며 의아해 했다..
제3땅굴에 이은 도라전망대는 DMZ안에 위치한 전망대로 북한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남측의 최북단 전망대다. 이곳에서는 북한의 선전마을, 농토 등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고, 망원경으로는 개성 시가지 일부와 개성공단과 김일성 동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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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어진 자유의 다리'를 방문한 관광객들. | ||
도라산역은 DMZ 남방한계선에서 700m 떨어진 남측 최북단역이다. 2002년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방문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남북화해의 미완성역이기도 한 도라산역은 2001년 10월 임진강역 개통에 이어 2002년 2월 12일 개통됐다.
또한 천혜의 천정지역인 해마루촌. 이곳은 지난 50년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동식물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이다.
도리산평화공원도 있다. 2002년 도리산역 개방시부터 구상을 시작해 2006년 5월 착공, 지난해 6월 13일에 완공된 공원이다. 상징조형물(개벽-분단의 벽을 넘어서), 한반도 모형 생태연못, 유실수원, 평화통일 상징조각품, 최신 입체영상 및 DMZ자연생태자료 전시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통일의 숲'은 경기도민들이 평화의 염원을 담은 헌금과 헌수로 조성됐다.
도리산평화공원은 DMZ의 역사를 통해 평화와 생태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의 만남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임진각관광지에는 이밖에도 통일연못, '철마는 달리고 싶다', 자유의 다리, 평화의 종, 경의선 증기기관차 화통 등 한국전쟁의 대표적인 유산들이 각종 전적기념물들과 함께 전시돼 있다.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하는 평화의 메카로
임진각관광지 주변에는 쉼터'평화누리'가 있다. '평화누리'는 2005년 세계평화축전을 계기로 조성된 대형 잔디언덕을 중심으로 한 일상 속의 평화로운 쉼터로 알려져 있다.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야외공연장과 수상카페, 바람의 언덕, 그리고 경기도를 대표하는 통일기원돌무지, 생명촛불파빌리온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평화누리에서는 공연, 전시, 영화,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해 분단의 상징이자 냉전시대의 잔상이었던 임진각을 화해와 상생, 통일이라는 더 넓은 평화의 메카로 변모되고 있다.
평화누리와 함께 임진각관광지에는 매년 380∼5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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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누리' 예술축제인 '평화함성'에 참여한 어린이들. | ||
이곳을 관리, 감독하고 있는 파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객은 510만명이며, 이들 중 330여만명이 내국인, 170여만명이 외국인이었고 매표수익만 13억원(시설사용, 셔틀버스비 등 제외)에 달했다.
매년 관광객이 몰려드는 것과 관련, 파주시청 민북관광팀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가까운 거리라는 점, 도라산 전망대를 통해 판문점이나 개성 송악산을 볼 수 있고 판문점이 인접해 있다는 점, 평화누리와 통일동산, 헤이리, 통일전망대 등 주변 관광지가 있는 점 등이 관광지로서 관광지로서 매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