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는 채 김해 봉하마을 뒷산에 올라가 투신 자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은 양산 부산대 병원 의료진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최종 사망을 확인하고 서거를 공식 밝혔다.

권양숙 여사는 이날 오전 9시25분께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양산 부산대병원에 도착, 시신을 확인한 후 실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여사는 병원 측이 제공한 휠체어를 타고 입원실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인 김경수 전 청와대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유서를 남겼다"고 공식 확이했다.

당초 내주 초 노 전 대통령을 특가법상 뇌물 수수혐의로 기소하려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 각 정당을 비롯한 청와대, 법무부와 대검 등이 분주하게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사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전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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