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홍 <전 제민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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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에는 '심층보도'를 위한 공간이 많습니다. '제민포커스' '와이드' '기획' 등 다양합니다. 특히 '제민포커스'는 대표적 '심층보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건 분명 제민일보의 강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위원회가 열릴 때마다 왜 이런 의견이 자주 등장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심층보도'공간의 다양성에 안주하여 '기사의 내용과 깊이가 독자를 만족시켰는지' 숙고하지 못한 타성부터 반성해야 합니다.
'심층보도'는 해석저널리즘의 한 형태입니다. 그것은 변함없이 소재의 선택과 해석이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소재가 지역적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거나, 그 해석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독자의 호응을 얻지 못합니다. 이처럼 '소재선택의 시의성'과 '바른 해석'은 '심층보도'의 양대 축입니다. 서두에 인용한 독자위원의 말도 따지고 보면 그걸 강조한 것에 다름 아닙니다.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소재의 문제입니다. '심층보도'를 하려면 그에 알맞은 소재이어야 합니다. 단순한 소재는 의미가 없습니다. '심층보도를 해야 한다'는 것에 맹목적으로 매달려 그저 평범한 사안을 소재로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심층보도'의 소재는 지역적 시대적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그것에 의한 대답입니다.
그러나 그걸 추구하다가 보면 자칫 순환론에 빠질 우려가 있습니다. 제 생각은 좀더 엄격합니다. 지역적 시대적 문제의식에 따라 결정해야 할뿐 아니라 '현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안'이어야 합니다. 거기엔 변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소재를 선택하는 것도 '기자의 능력'에 관한 문제입니다.
다음은 해석의 문제입니다. '심층보도'가 해석저널리즘의 한 형태라고 하여 단순하게 '풀어쓴 기사'로 생각하면 그건 잘못입니다. 해석은 궁극을 드러냄입니다. 특정한 사안의 이면에 감춰진 허구성을 제대로 보고, 그 옳고 그른 것을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그게 바로 '비판적 설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사실판단은 정확해야 합니다. 모든 해석은 그 토대위에서 이뤄져야 합다. 아무리 '비판적 설명'이라고 하더라도, 문제의 본질을 비껴간 해석은 사실의 왜곡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해석은 시(是)와 비(非)의 타협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점이 뚜렷해야 합니다. 본질적인 문제에는 눈을 감아버리고 지엽적인 문제를 부각시키는, 그리하여 사태의 흐름 속에 그냥 지나갈 뿐이라면, 단언컨대 독자의 호응을 얻지 못합니다. WCC유치의 본질적 의미보다는 그 경제적 효과부터 들고 나서는 것과 같이….
지금은 '다매체 시대'입니다. 경쟁은 불가피합니다. '심층보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지면 모두를 그것으로 채워야 한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세상은 복합적입니다. 변함없이 신문은 관심사와 관심사 밖의 것 모두를 담아내야 합니다. 그러나 '심층보도'가 없는 신문은 이미 언론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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