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주CEO가 뛴다] 12.홍성범 BK동양성형외과 대표원장

▲  홍성범 원장(46)은 오현고, 한림대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현재 국내 최대 규모 성형외과인 BK동양성형외과 대표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인정받는 안면윤곽 전문의..단일규모 최대 성형전문병원
 중국 진출 ...보톡스 국산화 연구개발에도 주력 시판 앞둬
 "제주에서 학창시절 따뜻한 고향 정은 삶의 원동력"
 
 # 제주는 마음의 고향
 홍성범 원장이 살아온 시간을 굳이 나누자면 고향 제주보다는 서울에서 부대껴온 시간이 훨씬 길다. 때문에 그는 제주 사람이면서 서울 사람이다. 지방과 중앙, 제주와 서울의 장점만을 배우려 노력해왔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도 제주는 특별하다. 그는 "제주에서의 시간은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오는데 큰 힘이 됐던 시절"이라고 회고한다. 
 홍 원장은 제주에서 태어났지만 집안 사정상 어린 시절을 타 지역에서 보내야 했다. 고등학교 2학년때 다시 고향 제주, 오현고로 전학을 가게 된다. 서울 한성고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적이었으나 오히려 제주에 가니 서울에서보다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잠시나마 품었던 안이한 생각들을 채찍질하고 고향을 다시 보는 계기도 됐다. 
 고3때 받은 장학금은 무엇보다 그에게 큰 선물이었다. 지금에야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당시만 해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돈이었다. 꾸준히 성적을 향상시킨 노력의 결과이자 어려운 집안사정을 감안한 선생님들의 배려가 컸다. 지금의 성공한 모습을 보지 못한채 그해 운명을 달리하신 아버님에게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 되기도 했다.
 홍 원장은 "고향에서의 따뜻한 정 덕분에 어렵고 힘든 시기를 헤쳐나올 수 있었다"며 고향에서의 기억의 삶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한다. 어려운 시절 고향에 대한 따뜻한 기억으로 그는 여전히 모교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 평생 휴가 단 2번
 홍 원장은 "가난한 사람이 보다 창의적"이라며 "어려운 것을 겁내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자리 잡기까지 늘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강남 백병원 등에서 일하다 1997년 개업했을 때는 외환위기(IMF)라는 혹독한 시련과도 마주하기도 했었다.
 소위 배경도, 돈도 없었던 청년이 최대 규모의 성형전문 병원 원장이자 인정받는 의사로 자리잡게 된 데는 그의 지치지 않는 열정과 실력에서 비롯된다. 
 지금까지 그가 누려본 휴가는 단 2번이었다고 했다. 평생에 2번의 쉬는 시간 이외에는 줄곧 일을 위해 달려온 셈이다. 
 지금도 주중에는 한국에서 진료를 하고, 토요일이면 중국으로 떠나 진료와 수술, 교육을 마친 후 일요일 밤 늦게야 한국에 도착한다.
 홍 원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름을 떨치는 안면윤곽 수술 전문가다. 외국에서만 20여개 강의를 맡아 진행했으며 시술을 받으려는 환자는 물론 외국의사들이 국내로 몰려와 그의 기술을 배우고 돌아간다. 주말이면 그가 담당하는 중국 청두 병원에 가서 이틀 내내 시술을 하고 의사들을 교육시키곤 한다.
 뛰어난 실력의 비결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우문에 홍 원장은 "아무래도 어릴 적부터 부친을 따라 이것저것 만들기를 좋아했던 경험 때문인것 같다"며 털털하게 웃는다. 홍 원장의 부친은 서예가인 고 홍완표 선생이다. 어릴 적 부친이 책상이며 이것저것 만들 때면 옆에서 조수 노릇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다양한 손 재주를 익혔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어릴 적 경험 탓에 남들에 비해 손 놀림이 다양하고 쉽게 배우는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고 낮춰 말할 뿐이다.
 
▲  BK동양성형외과는 2007년 BK와 동양성형외과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홍성범 원장을 포함해 3명이 대표원장으로 있다.  단일규모로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는 것이 병원측의 설명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 상하이, 청두 등에도 진출해있다.  분야별 전문의 20여명을 포함해 140여명이 의료진이 활동하고 있으며 장단기 환자의 편의를 위한 숙소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구비된 성형종합병원이다.
# 세계 최대규모 성형전문병원
 BK동양성형외과는 단일 규모의 성형외과 병원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 할 만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역 입구 노른자 땅에 입지했으며 15층 건물 전체가 성형전문병원이다. 성형전문의 20여명을 포함해 직원수만 140여명이다. 눈, 코, 안면윤곽 등 부위별 전문의료진은 물론 안과, 치과, 피부과에 장기입원실까지 갖춰진 미용성형 종합 병원인 셈이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좁아 병원 인근에 또 다른 건물을 공사 중이다. 몰려드는 외국인 환자 등을 감안한 장기 외국, 지방 환자들을 위한 레지던트 숙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BK동양성형외과는 2007년 7월 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BK와 홍 원장이 이끌었던 동양성형외과가 합쳐지면서 최대 규모로 거듭났다. 업계 최고를 두고 경쟁하던 병원이 의기투합하면서 병원의 해외진출도 발 빠르게 진행됐다.
 지금은 중국 상하이, 청두, 난징에 병원이 진출해있다.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 시장만 공략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전략에서다. 물론  중국을 교두보 삼아 다른 나라로의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
 게다가 이들의 명성을 듣고 국내로 찾아오는 외국인 환자도 한 달에 100명이 넘는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는 의료관광의 선두에 있는 셈이다.
 홍 원장은 "국내 성형 기술은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경쟁력이 있다"며 "의료관광에 가장 접근하기 용이한 분야는 성형분야"라고 말한다.
 홍 원장은 특히 구체적인 실행 전략 없이 의료관광을 육성하자는 구호에 다소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단추를 하나부터 차례로 채워야지 한꺼번에 단추를 다 채울 수는 없다"며 "영리병원과 같은 제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경쟁력 있는 분야를 우선 육성하면서 파급효과를 이용해 차례로 의료관광을 분야별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는 제주가 육성코자 하는 의료관광 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특히 인프라 등에서 열악한 제주는 더욱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홍 원장은 또 "국내에서 성형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큰데 이제는 아름다움을 위한 산업이자 하나의 분야로서 의식이 변할 필요가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 보톡스 국산화 연구개발도
 홍 원장은 보톡스를 국산화하는 연구개발 분야에도 주력해왔다. 2001년 국산 보툴리눔톡신(보톡스)을 개발하기 위해 '휴젤'이라는 바이오벤처회사를 설립했으며 최대 주주로서 10년간 적잖은 금액과 노력을 투자해왔다. 현재 임상시험이 끝나고 올 3월에는 국내 시판이 예정됐다. 10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셈이다. 
 홍 원장은 "보다 좋은 성능에, 저렴한 보톡스를 개발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전문의이자 경영인, 제약 연구개발까지 뛰어든 그는 고향 제주를 무대로 한 꿈도 꾸고 있다.
 바이오벤처회사인 휴젤의 결과물들과 본인이 갖는 성형전문분야 지식 등을 결합해 제주에 성형박물관 설립 계획이다. 홍 원장은 "제반적인 문제가 있어 아직은 계획에 불과하지만 향후 제주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박미라 기자 mrpark@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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