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능주민들 “일제때 버려 바다 곳곳 산재”
“철탑과 충돌시 폭발 인명피해 우려 높아”
본사 수중탐사팀 철탑 예정지 인근서 확인

   
 
  ▲ 비양도 관광 케이블카 해상 철탑이 들어설 예정지 인근 수심 6~7m 부근, 모래를 조금 파자 일제시대 때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포탄이 발견됐다.조성익기자 ddung35@jemin.com  
 
비양도 관광 케이블카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바다에 설치할 철탑 인근 바닷속에서 일제시대 때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포탄이 무더기로 발견돼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작성된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비양도 관광케이블카 개발사업과 관련,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개에 이어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보완이 이뤄진후 지난달 22일 열린 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서도 관광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경관 훼손 및 보호대책 미흡과 동굴 및 식생조사 부실 등의 이유로 '보완 재심의' 결정이 내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사업자측이 개발에만 급급해 공사때 고려해야 할 환경훼손과 주민안전에는 등한시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비양도 관광케이블카를 추진하고 있는 ㈜라온랜드는 협재 해안과 비양도 사이에 58m 높이의 철탑 2개를 바다에 세우고, 양쪽 끝 육지부에 14m 높이의 보조기둥 2개를 설치해 15인승 케이블카 12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문제는 바다에 설치 할 예정인 철탑 2개 중 금능리 쪽에 인접한 철탑이 들어설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 주변으로 버려진 폭탄들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본보 수중탐사팀이 22일 비양도∼협재 케이블카 철탑 시설 예정지 인근을 수중탐사한 결과 여기저기서 폭탄들이 모래에 묻혀 있는 게 확인됐다.

모래밭에 돌조각처럼 보이는 것을 발견해 손으로 모래를 파보면 하나씩 또는 2∼3개씩 녹도 슬지 않은 폭탄이 발견됐다.

마을주민 김모씨는 "5년전 다이빙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며 "폭탄 전문가와 함께 바다에 들어가서 확인 한 결과 전문가는 '뇌관이 살아 있고 만약에 폭발하게 되면 약 200m 밖에 있는 사람의 고막이 다칠 정도로 위력이 센 폭탄'이라고 얘기 했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1943년 당시 일본군이 한림에 있던 무기들을 금능해수욕장 주변에 갖고 온 후 마을 배들을 동원해 폭탄 등 무기들을 바다에 버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어르신들은 지금 폭탄이 발견된 곳을 중심으로 넓은 지역에 걸쳐 폭탄과 수류탄들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자주 했었다"고 말했다.

이창훈 금능리장은 "라온랜드가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면서 해양지질조사를 위해 수중탐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래에 묻혀 있는 폭탄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조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이처럼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제시하는 경관 훼손 보호대책 등은 믿을 수 없다"며 "비양도를 보존해야 미래에 더 큰 가치로 우리 후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도 환경영향평가심위원회 모 위원은 "해상 케이블카 철탑 예정지 인근 바다에 폭탄이 있다면 안전을 위해 우선 폭탄 수거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익 기자 ddung35@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