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철학자 윤용택 강정기록사진 슬라이드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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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택 교수의 사진. 강정마을 바다풍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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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강정 ‘붉은발말똥게’ | ||
지난 2년간 윤용택 교수(제주대 철학과·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가 틈틈이 강정을 방문하면서 기록한 강정 바다와 하천 풍경, 그리고 바위와 생물들을 사랑과 안타까움이 섞인 시린 가슴으로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철학자 윤용택 강정기록사진 슬라이드쇼가 '일강정 붉은발말똥게'와 그 친구들!'이란 제목으로 27일 저녁 7시 아트스페이스·씨에서 마련된다. 이날 윤 교수가 촬영한 사진들 중에서 약 1시간 정도의 분량으로 슬라이드쇼가 진행되며, 이미지들에 대한 윤 교수의 설명, 관객과의 대화도 곁들여진다. 소설가 현기영의 '지워진 풍경' 낭독과 단상, 김수열 시인의 '일강정 운다' 낭송의 시간도 마련된다.
윤 교수는 틈만 나면 카메라를 들고 강정으로 갔다. 거기에 있는 냇물, 파도, 바위, 연못, 물새, 붉은발말똥게, 들꽃, 그리고 펄럭이는 깃발들은 하나같이 "나 여기 있어! 날 좀 봐봐! 나 아직도 살아 있어! 하지만 어쩌면 앞으로 영영 날 보지 못할지도 몰라. 그러니 나를 잘 기억하고 기록해둬!"라고 소리를 쳤다.
윤 교수는 사진을 잘 모르지만, 강정에 가면 강정의 자연이 자신에게로 다가왔고, 그럴때마다 셔터를 눌렀다. 2년여 동안 윤 교수가 찍은 강정사진만 2300여장.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흘러 은어와 원앙이 노니는 큰내와 아끈내, 매일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썩은 섬, 물 아래에선 연산호가 군락을 이루고 뭍에선 천태만상의 넓적바위가 펼쳐진 중덕바닷가, 그리고 어딜 가든 용천수가 펼쳐진 중덕바닷가…. 흐르는 하천이 없는 제주섬에 강정마을이 있다는 것은 제주섬의 행운이다.
윤 교수는 "자연생태우수마을이었던 강정이 3년 전 난데없이 해군기지예정부지로 선정되면서 제주섬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됐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사진들 중에는 찍힌 바로 다음날 이미 역사가 되어 버린 것도 있다. 해군기지 기공식 준비를 하느라 굴삭기로 밀어제껴 그 풍경이 사라져버린 거다. 그만큼 강정은 긴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강정은 언제 어디서나 어디를 향해 셔터를 눌러도 그림(?)이 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이번 공개되는 사진들이 강정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마을의 현실과 주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해줄 수 있다면, 그리고 강정사람들이 왜 그토록 끈질기게 지키려하고, 강정마을이 지금 얼마나 절박한 지를 보여줄 수 있다면 다행이다"고 언급했다.
한편 행사 뒷날인 28일 10시부터 강정에서 작가들과 함께하는 문예기행, 그리고 저녁에는 대보름 행사가 잇따를 예정이다. 문의=010-9977-21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