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무병 제7대 제주4·3연구소 이사장

   
 
  ▲ 문무병 제7대 제주4.3연구소 이사장  
 
  "초심 잃지 않고 연구소가 갈 길을 소박하게 정리하고 싶다." 문무병 제주4·3연구소 신임 이사장(61)은  24일 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주4·3연구소의 차기 운영계획을 담담히 밝혔다. 문무병 이사장은 최근 제주4·3연구소 정기총회에서 강요배 이사장에 이어 제7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문무병 이사장은 21년전 현기영씨와 함께 제주4·3연구소를 창립한  멤버이기도 하다.

문 이사장은 "제주4·3연구소는 올해 4·3당시 주요 역사적 사실에 관한 주제들을 선정해 증언채록사업을 진행하고, 4·3을 중심으로 한 제주지역 현대사의 중요거점을 조사해 지도화하는 4·3역사지도 발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8년부터 계속해온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사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여러 도서를 발간, 대중들과 함께하는 기행들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억눌리고 억압받았던 4·3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지난 1989년 활동을 시작한 4·3연구소는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운동의 중심에서 각고의 연구와 실천운동을 이끌며 이후 유족회 결성, 4·3특별법 제정, 4·3진상조사보고서 확정 등에 단초를 제공해왔다"며 "89년 창립 첫해 도내 시민사회단체들과 4·3추모제를 주도적으로 개최, 현재의 '범도민 4·3위령제'의 밑돌을 놓았는가 하면 다랑쉬굴 등지에서의 4·3피해 유골을 발굴로 4·3진상규명에 획기적인 실마리를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수형인 증언 채록」  「미군정보고서」 「제주신보 발굴」 등 30여권에 달하는 관련 자료집과 도내 산재한 4·3유적지 발굴, 20년간 700회가 넘는 4·3역사기행 등은 그동안  4·3연구가 걸어온 노력의 결실들"이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작년까지 제주대학교와 공동으로 유해발굴사업을 벌여왔으나, 현정부 들어 예산이 지원되지 않는 것은 안타깝다"며 "유해발굴사업과 같은 대형사업을 못해 아쉬운 만큼 창립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제주4·3연구소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4·3 유족들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신원 회복 등 도민의 입장을 견지하겠다"며 "나아가 냉전시대가 남긴 인권, 평화의 문제를 끌어안아 미래지향적인 4·3운동으로 거듭날 것이며, 4·3의 세계화에도 힘을 보태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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