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홍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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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선거권이 있는 한, 누가 어떤 형태로 출마하든, 그건 그들의 자유입니다. 선거권에 제한이 없는 한, 누가 누구를 지지하든, 그것은 그들의 판단의 몫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상식선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염치(廉恥)가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권력에의 충동은 이성(理性)에 의해 완벽하게 제어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건 분명 양심이 만나는 영역입니다.
지방정치는 '생활의 정치'입니다. 그래서 더욱 '염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청렴하고 깨끗하여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의 정치'입니다. 그것은 최소한의 양심입니다. 자기정화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우리의 정치인'들은 그 지위만이 자기정체성을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정체성에 들어있는 지적인 원천과 도덕적 사고(思考)의 원리 등이 그 자리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믿으려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기목적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것이 항상 어깃장을 놓습니다. 바로 오만을 부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게 하나 있습니다. 오늘의 상황에 겸손하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덤벼들다가는 망신만을 살 뿐입니다. 모두가 '이 때다'싶은 모양이지만, 그리 생각했다면 그건 착각입니다. 열광적인 지지자는 어떨지 몰라도, 대다수 유권자들은 그것에 맞장구를 칠 정도로 순진하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염치도 없이, 지역발전을 위해 '있는 힘 다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기운을 뽐내는 것은 오히려 경망스럽습니다. 미사여구로 꾸며진, 아무도 믿지 않는 말을 늘어놓아 보았자 오히려 구차스럽기만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남루한 일입니까.
이럴 때일수록 제민일보는 유권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지면에 담아내야 합니다. '후보자의 생각'을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것도 좋지만, '유권자의 생각'을 후보자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우리가 뽑을 사람들의 어깨 위에 지역사회의 운명이 달려있는 것처럼 모두가 이야기하지만, 그 말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저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이미 우리 지역사회는 한두 사람의 결단에 의해 좌지우지되기에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분화되고 확장돼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믿습니다. 아니, 한결같이 믿고자 합니다. 우리 고장의 내부의 동력은 오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면에서 결코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그 현장에 있는 지역주민들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그것을 가감없이 지면에 실었으면 합니다. 물론 제민일보의 '파워인터뷰'와, 방송과 합동으로 실시되고 있는 '후보 초청토론회'의 설문 하나하나가 유권자의 의견에 터 잡은 것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5월13일자에 보도된 지역현안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생생한 목소리가 수백 명의 의견보다 더 설득력을 얻는 때가 있습니다. 투표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