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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0주년 지상대담> 장정언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4·3의 전국화, 세계화에 한 걸음 더 나가겠다"
창간 20주년/‘2030 국제평화 르네상스 제주’
박훈석 기자
입력 2010-05-31 (월) 13:11:30 | 승인 2010-05-31 (월) 13:11:30

   
 
  ▲ 장정언 4.3평화재단 이사장이 제민일보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난 2000년 1월 제정 공포된 제주4.3특별법의 의미와 명예회복 사업 등 앞으로의 전망과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대생 기자  
 

“4·3은 제주 문제로만 국한시킬 수 없어
국가 차원에서 오욕의 과거사 해결 모범
평화공원 다크투어리즘 명소로 만들 것”

제주도민들의 진실 규명노력으로 지난 2000년 1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제주4·3특별법)이 제정·공포된후 지난 10년간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사업이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4·3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은 여전힌 진행형으로서, 과제도 적지 않다.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은 제민일보 역시 1990년 창간과 동시에 대하 기획물 「4·3은 말한다」를 통해 제주4·3의 진실을 알리기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제주4·3특별법 제정 당시 산파 역할을 담당했던 장정언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특별법 제정 10년을 맞아 "국내·외 평화교류사업을 내실화함으로써 4·3의 전국화, 세계화에 한 걸음 더 나가겠다"고 말했다.

# 1993년 당시 제주도의회 의장으로 재직할 당시에 '4·3특별위원회(위원장 김영훈)'를 설치해 읍·면별 피해실태에 조사하는 등 4·3특별법 제정의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제주4·3은 1948년 4월3일부터 1954년 9월 한라산 금족지역을 개방할때까지 수많은 도민의 인명피해를 가져온 사건이다. 대부분의 사망자가 왜 죽어야 하는지도 모른채, 법적 근거가 애매한 상태에서 군·경 등 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희생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까지 정부는 40여년간 제주4·3을 '공산폭동'으로 규정, 논의 자체를 금기시함으로써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유가족가 도민의 가슴에 한을 더욱 깊게 했다. 이에 제주도의회는 1993년 3월20일 4·3특별위원회를 구성, 활동에 들어갔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이와 관련한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 등은 국회나 정부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판단, 국회에 청원한 결과 여·야 만장일치로 4·3특별법이 제정됐다.

# 제주4·3특별법 제정에 따라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 및 희생자 신고가 이뤄지면서 명예회복 및 복지사업 등 10년간 다양한 성과를 이뤘다. 주요 성과를 설명해달라.
=4·3특별법 제정은 그동안 이념에 덧칠해진 희생자의 명예회복을 제도화했고, 왜곡되고 단편적으로 전해지던 진실을 드러내도록 했다. 이는 곧바로 제주도민의 무고한 희생에 대해 국가최고수반인 대통령이 공식사과로 이어졌고, 제주도민은 일정 정도 맺힌 한을 풀 수 있었다. 또한 무엇보다 4·3특별법은 국가차원에서 오욕의 과거사를 해결하는 모범을 보였고, 이후 다른 분야의 과거사 해결의 바로미터가 되었다. 덧붙인다면 과거사와 관련하여 정부차원의 진상조사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4·3진상보고서가 최초로 거둔 성과였다. 또한 후속조치로 이뤄진 유해발굴 및 4·3평화재단 출범, 걸음마 단계지만 유족의료비 지원 등 복지사업과 일부 유적지를 복원해 후세대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 2009년 10월 4·3평화재단 제2대 이사장으로 취임, 민·관협력 운영체제를 구축했다. 제주4·3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4·3평화공원 관람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제주4·3이 지역사회의 화두를 뛰어넘어 전국화에 이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극복해야 할 난제들도 많다. 우선 법에 의해 희생자 신고가 완료된 희생자 및 유족 2500여명이 중앙위원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지만 회의가 열리지 못해 후속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4·3평화재단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정부기금의 단계적 확보도 과제다. 현재 일부 정치권에서 4·3위원회 폐지를 골자로 하는 법 개정안이 상정되는 등 우려할만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고, 일부 극우단체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4·3성과를 부정하는 헌법소원 등 갖가지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또 국가추념일 지정 는 등 과제가 적지 않다.

# 4·3평화공원을 고난의 역사를 극복한 '다크 투어리즘'으로 육성하는 사업이 있으면 설명해달라.
=4·3평화재단은 제주4·3평화공원이 한국을 대표하는 다크투어리즘의 명소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아주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의 교육청, 중·고등학교 및 여행사 등에 홍보 팜플렛 발송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또 제주도내 관광지에 홍보물을 배포하여 방문을 유도하는 등의 노력에 힘입어 관람객이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작년대비 45% 증가한 8만1000명에 달하고 있다.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홍보나 전국의 유명 관광지에 4·3평화공원을 알리는 책자를 배포하는 등 방문객 확대 및 4·3알리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제주도민의 화해·상생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한 교육사업 및 학술·홍보사업, 문화예술사업 등에 대한 구상을 설명해달라.
=4·3을 매개로 한 교육사업은 매우 중요하다. 4·3의 교훈, 즉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미래세대에게 올바르게 전승하기 위해서는 미체험 세대에 대한 교육이 올바르게 전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4·3평화재단은 전국 청소년문예공모, 어린이 역사교실, 4·3역사문화아카데미를 이미 진행하고 있으며, 청소년 평화캠프도 준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은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다짐을 할 것이다. 학술·문화사업은 전문 단체에 위탁해 전개하고 있고, 각종 공모전을 통해 활성화 시킬 것이다. 또 소식지 발간 등 4·3의 진실과 평화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겠다.

# 희생자 위령사업 및 유족에 대한 실질적인 복지사업이 필요하다. 정부·제주도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희생자 위령사업은 4·3사업의 핵심이다. 4·3평화공원을 4·3영령들이 편히 안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아름다운 공원'을 지향하고 있다. 유족복지 확대도 매우 중요하다. 4·3특별법은 보상이나 배상법이 아니어서 유족들은 국가로부터 어떠한 보상혜택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유족 복지혜택의 확대와 그 후손들을 위한 국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고령유족 생계비 지원, 유족 후손 장학금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재원마련이 중요해 정부 및 지방정부 차원의 기금출연이나 사업비 확대가 필요하다.

# 제주4·3을 토대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세계 평화 및 인권 신장의 중심지로 발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4·3의 전국화, 세계화를 위한 사업과 함께 평화·인권 신장을 위한 계획은.
=지금까지 4·3평화기념관을 통해 4·3사건의 진실, 그리고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과거의 아픔을 해결하려는 제주도민의 모습을 알려왔다. 때문에 앞서 말씀드렸듯이 4·3평화공원 및 기념관에 많은 국민들이 방문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4·3평화재단의 목적사업에 포함된 국내·외 평화교류 사업을 내실화하면 4·3의 전국화, 세계화에도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담=박훈석 편집부국장 hspark@jemin.com, 사진 김대생 교육체육부장

박훈석 기자  hss97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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