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0주년/진정한 건강제주 만들자

   
 
   
 
WHO 건강도시 선포 5년 불구 구심점 없이 정체 효과 미미
전담기관 중심 여러분야 합심 핵심성장 동력으로 추진해야

제주특별자치도는 2005년 10월 15일 세계보건기구로(WHO)로부터 건강도시로 인증을 받으며 장수의 섬, 청정이미지와 함께 건강이라는 상징성을 공인받았다. 하지만 제주도민의 건강지수는 점차 악화되고 있고, 도는 건강도시를 중추적으로 이끌 수 있는 구심점도 잃어버린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제주가 진정한 건강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제2의 건강도시 선포 및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건강도시 선포 추진배경

세계보건기구(WHO) 인증 건강도시는 '물리·사회·환경적 여건을 창의적이고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면서 개인의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시민들이 협력함으로써 최상의 삶을 누리는 도시'로 규정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1세기를 향한 모든 사람들을 위한 건강정책'일환으로 2004년 건강도시만들기 기본계획을 수립해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제주도가 2005년 10월 WHO로부터 건강도시로 인증을 받게 되면서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의 초석이 되고, 평화의 섬과 국제자유도시 추진과 함께 제주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제주지역 질병안전도 향상안돼

제주도가 2005년 건강도시를 추진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개발하며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8년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인구 1만명당 알레르기 비염환자수는 142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가장 적은 충북 869명보다 1.6배 많다.

제주지역 아토피 피부염 환자수도 1만명당 34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아토피 유병률도 3.23%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제주지역이 환경성 질병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암진료환자는 1081명으로 건강도시 인증전 2002년 1038명보다 늘어났다. 또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 연례보고서에서는 2008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간암 발생환자수는 제주가 30.4명으로 가장 많았다.

2008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우울증 환자수도 제주가 1304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되는 등 정신건강실태도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민 건강실태 거꾸로 악화

WHO건강도시가 공인을 받은 지 5년이 지났지만 제주도민들의 건강상태는 전국에서 하위권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주지역 현재 흡연율은 28.3%로 강원(28.4%)에 이어 두번째로 높고, 성인남성 현재 흡연율은 제주가 강원도와 함께 53.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흡연자 중 최근 1년동안 24시간 정도 금연을 시도해 본 적이 있는지를 보는 '금연시도율'도 제주는 39.0%로 전북(33.6%)에 이어 두번째로 낮았다.

제주도민의 고위험 음주율(술 자리에서 남자는 7잔 이상, 여자는 5잔 이상 주2회 마시는 경우)는 19.0%로 강원(20.7%)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특히 제주대학교 의과대학연구소가 올해 조사한 음주실태분서에서도 제주지역 고위험음주자 비율은 64%로 전국평균 61%를 상회했고, 음주량 역시 제주지역이 소주 5~6잔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1년 동안 연속적으로 2주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을 경험해 본 도민도 9.5%로 전국에서 인천(9.8%) 다음으로 높았다.

아이건강연대가 발표한 제주지역 아동 및 청소년 비만실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고등학생 비만율은 17.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지난 30년간 10배 이상 급증하는 등 비만대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건강도시 추진력 만들어야

제주도는 WHO건강도시 인증을 받으며, 건강을  증진시키고  보호함으로써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전념하고, 지역·계층간 차별 없이 누구나 공평한 건강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또 도민의 건강을  위한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창조, 개선하고 지역자원을 확충하는 건강도시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며, 건강·환경 그리고 경제를 고려하는 제주도 차원의 건강증진 계획을 개발해 성실히 추진한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2008년 '건강도시지표 및 건강도시 프로젝트' 용역을 완료, 제주지역에 맞는 건강도시 지표를 설정하고, △건강도시 인프라 구축 △건강한 생활실천 △질병예방과 질병관리 △건강한 생활터전 △건강 친화적 환경조성 △건강형평성 제고 등 각 단계별 프로젝트안이 제시됐다.

제주의 건강도시 사업은 보건정책과의 금연구역(건강거리) 지정부터 녹색성장산업 개발, 자전거타기 활성화, 건강한 학교 만들기, 각종 고혈압과 비만·아토피 등 질병 예방 및 관리 대책 추진 등 도시계획, 환경관리, 문화, 관광, 교통, 보건위생,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하지만 건강도시 프로젝트는 해당 부서별로 제각각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점검할 자문위원회 조차 운영되지 않고 있다.

제주가 진정한 건강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건강도시 프로젝트를 총괄적으로 담당 및 관리하고, 부서별 업무조율과 추진실적 평가, 도민건강실태 분석 및 개선점 등을 도출할 수 있는 전담조직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제주건강도시 중점추진전략 및 10개년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건강도시자문위원회 운영, 국내·외 건강도시간 파트너십 구축 등도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제주지역이 아열대화가 빨라지는 등 기후변화에 민감한데 따르는 건강지표 재검토 및 건강도시 프로젝트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과거 5년 실적 평가한 후 미래 10년 계획 만들자
<인터뷰> 박은옥 제주대 간호학과 교수

   
 
  ▲ 박은옥 제주대 간호학과 교수  
 

건강도시 관련 프로젝트는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연결돼 있다. 단순히 보건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통, 노동, 문화, 도시환경 등 모두에서 건강의 중요 요인들이 있다.

이 때문에 건강관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보건정책, 소방, 문화, 관광, 친환경, 도시계획 및 건설 등의 부서와 교육청·대학교 등 모든 분야에서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특히 이러한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건강프로젝트에 대해 마스터플랜을 작성하고, 사업별 평가와 총괄적으로 관리, 통제할 수 있는 전담기관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건강전담부서와 건강도시추진(실행)위원회 등을 구성해 현재 부서별 별개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건강도시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전담부서를 중심으로 해당 부서와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정책개발과 건강영향평가, 다양한 의견수렴 및 반영 등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추진중인 건강도시프로젝트가 현실적으로 도민건강에 어떠한 효과를 얻었으며, 연관성을 지녔는지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세계적으로 모범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건강도시와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또 도내 학계와 연구기관, 보건기관, 행정기관 등으로 구성된 건강도시연구센터를 운영해야 한다.

건강도시제주는 지정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선언적 의미로만 그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5년의 추진실적을 평가한 후 향후 10년 장기계획으로 건강도시제주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연도별로 시행해 나가야 한다.

건강도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제주는 강한 성장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건강도시는 일상생활에서 건강자원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다. 

건강과 환경정책을 융합시키고,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한편 다양한 사업속에 건강프로젝트를 내포시켜야 진정한 건강도시 제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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