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이제 그만]1.위험도로부터 바꾸자 (3)안전 사각지대 평화로 굴다리

   
 
   
 
굴다리 경사면 가려 진행 상황 확인 안돼 대형 사고 위험 노출
전 구간 정지선 변경·과속방지턱 설치 필요…안전시설 보완 절실

 
운전자가 상대편 차량 통행 상황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도로만큼 위험한 도로는 없다. 도내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도로는 바로 평화로 굴다리다. 굴다리의 구조적 특성상 입·출입 차량들이 상호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굴다리 주변 교통안전시설들은 사고 예방에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굴다리 직접 운전해보니

평화로 주변에는 경마장, 골프장, 각종 관광시설이 많다. 이들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선 평화로 측면으로 빠지는 부채도로를 타고 도로 밑을 관통하는 굴다리를 이용해야 한다. 현재 평화로 굴다리는 모두 11곳으로 왕복 2개 차로(통로)로 구성된 지점이 9곳, 1차 차로로 구성된 지점이 2곳이다.

최근 평화로 굴다리의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평화로 굴다리를 직접 운전했다. 우선 왕복 2차로로 구성된 유수암리 굴다리에 진입하기 위해 부채도로를 이용, 굴다리 입구에 진입했다.

그러나 차량 진행 방향 좌측에서 나오는 차량들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굴다리 입구 측면 경사면이 도로를 가리면서 차량 진입 여부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운전자 정면에 사각지대를 비추는 볼록거울이 설치됐지만 너무 멀어 차량 진입 여부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고 일부 볼록거울은 방향이 틀려 다른 곳을 비추기도 했다.

버스 정류장도 굴다리 입구와 인접해 추월차량이 있을 경우, 충돌 우려도 높았다.

경마장 입구 굴다리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굴다리 입구 측면 경사면으로 인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에서는 굴다리에서 나오는 차량과 진입하는 차량이 서로를 확인하지 못하고 급정거하는 모습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면허시험장 입구 굴다리 북쪽에는 일방통행길이 있지만 노면 표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역주행 우려가 높았다.
 
△위험 요소 '가득'

이처럼 평화로 굴다리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바로 운전자들의 상호 시야 확보 불량이다. 평화로 굴다리에서 발생하는 대형 사고 대부분이 차량 진행 상황을 확인하지 못해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7월 화전마을(봉성입구)굴다리에서 시외버스와 화물차가 충돌, 3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지난 2008년 10월에도 엘리시안골프장 굴다리 입구에서 버스와 승용차가 부딪혀 2명이 중경상을 입기도 했다. 이밖에도 가벼운 접촉 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굴다리 입구에서 과속을 막을 수 있는 안전 장치도 부족하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일부 굴다리는 굴다리 입·출입 차량들의 감속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야 확보의 어려움에 과속 위험까지 겹치면서 대형사고 우려가 높다.

이처럼 시야 불량 등으로 인한 차량 사고가 이어지면서 제주도는 최근 일부 굴다리 입구 차량 정지선을 앞당겼다. 현재 평화로 굴다리 중 사고 다발지역에는 차량 정지선이 예전 정지선보다 3m∼4m 가량 앞당겨지면서 시야가 그나마 나아졌지만 여전히 차량 진입 상황 등을 확인하는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또 굴다리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충격흡수시설은 관리되지 않으면서 시설 내부에 물과 쓰레기가 가득했으며 운전자 시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굴다리 곳곳에 마련된 볼록거울 역시 제대로 시설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버스 정류장와 굴다리 인근 횡단보도 역시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마련되면서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평화로 굴다리 11곳 전 구간에 과속방지턱이, 10곳에 차량 정지선 변경이 필요하다고 분석됐다. 또 충격흡수시설 보완 8곳, 볼록거울 보수 3곳, 버스정류장 이동 및 정차공간 보수 필요 구간도 3곳으로 제시됐다.  
 
△안전시설 보강 절실

현재 제시되고 있는 평화로 굴다리 사고 예방책은 정지선 앞당기기와 과속방지턱 설치다.

정지선을 굴다리 입구 경사면과 부채도로가 접속되는 지점으로 이동시키면서 차량이 정지했을 때 운전자들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굴다리 입구 양쪽에 과속방지턱을 설치, 굴다리 인근에서 적극적인 감속 운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제시된 상황이다.

특히 과속방지턱 설치 비용이 50만원 가량으로 다른 교통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만큼 적극적인 설치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이와함께 굴다리의 특성상 볼록거울, 충격흡수시설 등 도로 안전 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큼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과속방지턱 설치 등 평화로 굴다리 사고 예방 시설 설치에 대한 요청이 들어오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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