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이제 그만 1.위험도로부터 바꾸자](5)엉망인 도로 시설
안전 시설 없거나 있어도 사실상 이용안돼
위험구간·커브길 버스 정류장 설치 위험천만

도로 곳곳에 설치된 도로 시설물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으면서 교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설치가 필요한 곳에는 정착 설치되지 않으면서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한 도로를 위해서 도로 시설물 신설, 보완이 필요한 곳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없거나 혹은 무용지물이거나

도로 곳곳에서는 각종 시설물들이 있다. 충돌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호울타리, 사각지대를 볼 수 있는 볼록거울을 비롯해 각종 안전표지 등이 도로 곳곳에 설치된다. 

그러나 설치돼야 할 안전시설물들이 설치되지 않거나 오히려 안전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되는 경우도 많다. 

우선 아이들의 통행이 많은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은 방호울타리, 미끄럼 방지 시설 등 다양한 안전시설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도내 스쿨존으로 지정된 151곳 중 30%에 이르는 46곳이 안전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월랑초등학교 앞 도로는 이름뿐인 스쿨존으로 유명하다. 오일장 등으로 버스, 일반 차량 통행이 많아 사고 위험이 상존하지만 스쿨존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도로 안전시설물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처럼 안전 시설이 부족하다보니 스쿨존 내에서 발생하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지난해 42건이 발생, 1명이 숨지고 5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지난 5월까지 16건의 사고로 24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도남교차로에서 법원교차로까지 구간 역시 사고 다발지역이지만 안전시설물은 없다. 특히 이 구간은 내리막길 구조로 차량 과속 구간인데다 횡단보도 이용의 불편함 등으로 보행자 무단횡단까지 겹치면서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모두 7명이 사망하고 73명이 부상을 입은 위험한 도로다. 때문에 예산 지원 등을 통해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부족한 야간조명 시설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시 외곽지역 횡단보도의 경우, 주민들의 통행이 빈번하지만 가로등이 부족해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9일 오후 7시40분께 제주시 도련마을 동쪽 횡단보도에서 70대 할머니가 1t 화물차에 치어 숨진 사고 원인 역시 조명시설이 부족, 운전자가 보행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동문로터리 인근 도로는 전신주와 교통안전표지판이 차도와 근접해 설치되면서 버스 등 대형차량 통행 때 1차로 주행차량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밖에도 여름철 나무와 풀들이 자라 도로 안전표시판을 가리거나 횡단보도 위치 및 횡단보도 인근 보행자 대기 공간이 부족한 경우도 도내 곳곳에서 쉽게 확인되면서 사고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버스정류장도 한몫

부적절한 위치에 마련된 버스정류장도 위험한 도로시설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버스의 특성상 차량 크기가 크기 때문에 정차 공간 등 적절한 위치 선정이 필요하지만 마구잡이식 정류장 설치로 사고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08년 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와 전국버스공제조합 제주지부가 제주시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분석한 버스노선 안전 취약요소 점검 결과에 따르면 모두 21건이 부적절 사례가 조사되기도 했다. 

서귀포시 동문로터리는 서귀포 시내에서 차량 통행이 많은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교차로내 4개 지점에 버스 정류장이 조성되면서 차량 통행 저해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구조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또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동리 보건소 앞 정류장 역시 교차로 입구에 설치되면서 차량 시야를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버스 정차 공간이 부족한 정류장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정류장에서는 버스가 정차했을 때 뒤따라오던 차량들이 중앙선을 넘고 버스를 추월하면서 대형사고 우려가 높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정류장 위치가 불량해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 많다"며 "신설되는 도로의 경우, 도로 안전에 맞게 위치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후약방문식 지양해야

이처럼 도내 곳곳에서 부적절한 도로 시설, 정류장 위치 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개선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종 도로 안전시설 및 정류장 위치 등은 사고가 나야 보수에 들어가는 등 사후약방문식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적절한 도로시설 등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 지속적으로 관리·보수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도로 시설의 경우, 단순한 변경, 보완만으로도 충분히 사고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부적절한 도로 시설의 경우,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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