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이제 그만 1.위험도로부터 바꾸자]
(6)위험천만 엉터리 도로 구조

차량 통행 상황 확인 안하고 구조변경…사고 위험 가중
그렸다 지웠다 낙서장 노면표지 헷갈리는 운전자
 
 
안전한 도로 구조는 교통사고 예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도내 일부 도로는 구조상 운전자들에게 혼선을 주거나 '안전한' 차량 통행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사실상 사고 유발 요소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비정상적인 도로 구조를 안전하게 바꿀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한 도로 구조

엉터리 도로 구조로 인해 사고 위험이 높은 도로는 도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 서쪽 우회전 차로는 이같은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이곳은 시외버스터미널이 마련돼 시외버스들의 통행이 많고 중문동과 구서귀포권을 연결하는 시내버스 통행도 빈번하다.

그러나 우회전 차로 회전반경이 부족해 우회전하는 차량들이 일주도로(중문방면→월드컵 경기장 방면) 직진 3차로를 침범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특히 일주도로 제한속도가 시속 70㎞로 높아 속도를 줄이지 못한 차량들이 우회전 차량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았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시내·외 버스를 비롯해 많은 차량들이 우회전 직후 바로 직진 3차로로 들어가면서 아찔한 상황이 수시로 연출됐다. 게다가 인근 택시주차장이 마련되면서 우회전 차량들의 직진 3차로 진입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도로 구조가 된 이유는 불법주차를 막기 위해 서귀포시에서 우회전 차로 폭을 2m 가량 축소하고 보행광장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도로 구조와 통행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서 정작 사고 위험만 높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서귀포시 동문로터리 역시 이상한 도로 구조로 대표되는 곳이다. 이곳은 5지형 교차로 형태로 교차로 내부가 매우 복잡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1호광장, 중정로, 비석거리, 천지연 방면 등에서 접속되는 차로가 다양하고 불법 주·정차도 만연해 혼잡이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버스 등 많은 차량들이 중앙선을 넘어 진입하거나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충·추돌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비정상적인 도로 구조로 인해 추돌 사고 위험을 높이는 곳도 많다.

서귀포 보목입구 3가로는 차량 추돌 위험이 상존한다. 서귀포시 보목동을 연결하는 도로가 기존 지방도 1132호선(일주도로)에 접속되면서 3가로가 됐지만 좌회천 전용차로 없어 차량 추돌 가능성이 높다. 

실제 1차로를 운행중이던 차량이 효돈동 방면에서 보목동으로 좌회전하기 위해 정지했을 경우, 뒤따라오던 차량들이 급정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정지한 차량을 추돌하지 않기 위해 갑작스럽게 2차로로 방향을 바꾸는 모습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함께 제주시 노형동 월산정수장 입구 교차로, 성산읍 성산중학교 서쪽 도로 등도 도로 구조상 추돌 위험이 높은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가 지난해 발표한 도내 교통안전 취약요소 점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시 조천읍 교래 교차로, 애월읍 용흥리 입구 교차로, 서귀포시 탐라대 북측 교차로 등은 교차로로 진입하는 차량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진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안보이고 햇갈리는 노면표지

차량 운전자는 차선을 따라가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도로 구조에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선 체계적인 노면 표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노면 표지가 정작 운전자들에게 혼선을 주면서 사고 위험을 높이는 경우도 많다.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교차로는 잦은 교차로 형태 수정으로 인한 '낙서장' 도로로 유명하다. 도로에는 그리고 지운 노면표지가 가득, 운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야간이나 비가 올 때는 지운 노면표지와 현재 그려진 노면표지가 뒤섞여 보인다고 주민들은 지적했다.

제주시 영락교회 남쪽 교차로 역시 부정확한 노면표지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시청 방면에서 화북 방면으로 운행할 때 1차로 진행 차량은 2차로로, 2차로 진행차량은 3차로로 진입해야 하는 등 교차로 통과 후 차로별 진행 동선이 일치하지 않아 옆 차로 차량간 충돌 위험이 높다.

운전자 김병진씨(30)는 "이곳을 다닐 때마다 항상 헷갈린다"며 "교차로 내에 유도선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체계적 구조 개선 노력 필수

위험한 도로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도로 구조 개선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위험 도로 구조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 노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 전국버스공제조합제주지부 등 관계기관에서 교통안전 취약 지점 개선 방안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들을 제시했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신설되는 도로가 기존 도로와 접속 과정에서 더욱 위험해지는 경우도 종종 확인되고 있는 만큼 건설 단계에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조사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잘못된 도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예산 재투입, 교통정체, 주민불편 등 직·간접적 비용이 드는 만큼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도내 한 교통전문가는 "도로 구조 문제는 간단한 보수부터 중·장기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까지 다양하다"며 "교통 흐름, 안전 등을 감안한 도로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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