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이제 그만] 2. 안전 운전 시작해요
(3)안전 장비 착용합시다
지난해 제주시 안전띠 착용률 전국 꼴찌 
교통안전 지식·기능·태도 교육 일체화 필요
안전띠가 차량사고 때 사망 위험성을 줄인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안전띠를 매지 않고 운전하는 모습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전띠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안전모, 유아용 시트 장착 등도 마찬가지다. 차량 안전 장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실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민들이 안전 장비를 갖출 수 있도록 계도·홍보 및 관련 시스템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안전띠 안매고 유아용카시트 정착 미흡
도내 안전띠 매기는 전국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내 특성상 짧은 거리 이동이 많아 안전띠를 매는 습관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상반기 안전띠 미착용으로 250건이 적발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031건이 적발되면서 8.1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발간한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인구 30만 이상의 26개 시를 조사한 결과, 제주시는 안전띠 착용률이 44.72%에 그치면서 꼴찌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2008년 같은 조사에서 52.13% 착용률로 최하위를 기록했을 때보다 더욱 하락한 수치다.
인구 30만 미만 51개 시를 조사한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서귀포시는 지난 2008년 안전띠 착용률 34.16%로 최하위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조사에서도 30.49%를 기록하며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안전띠를 매지 않고 충돌할 경우 팔로 버틸 수 있는 충돌속도는 시속 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사고로 받는 충격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 커지기 때문에 충돌속도가 조금만 높아도 인체가 감당할 수 없다.
때문에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의 부상 정도는 착용한 경우보다 운전석은 10배, 조수석은 5배, 뒷좌석은 3배 정도 높다.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은 어린이 안전보호 장구인 유아용 카시트 장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2006년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6세 미만 카시트 착용 의무화를 시행했지만 여전히 조수석에 아기를 안고 타는 등 위험한 모습은 도내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2008년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전국 유아 탑승차량 1008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전체 차량에서 달랑 163대만이 유아용 카시트를 장착해 장착률이 16.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독일은 96%, 미국 94% 등을 기록해 우리나라와 대조를 이뤘다.
△안전모 착용도 안해
지난 5월 말 기준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이륜차 교통사고는 106건이며 이에 따른 사상자도 123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6건·116명과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사망자는 2명에서 6명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토바이의 유일한 안전장치인 안전모 착용 실태는 미흡한 실정이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오토바이 안전모 미착용 단속 건수는 모두 1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건에 비해 2.5배 늘어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한해 안전모 미착용 단속 건수가 499건임을 감안하면 올해 적발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인구 30만명 이상 26개 시 조사 결과, 제주시 안전모 착용률은 44.72%로 24위에 그쳤으며 인구 30만명 미만 51개 시 조사에서도 서귀포시의 안전모 착용률은 62.5%(38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토바이를 탈 때 안전모를 쓰면 부상 위험을 72% 가량 줄일 수 있으며 사망확률은 39% 가까이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 착용률 높이려면
전문가들은 장비 장착·착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도민들의 의식개선과 관련 시스템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도민 의식 개선을 위해 체계적인 교통안전 교육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이뤄지는 교육 자체가 운전자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태도 교육이 부족한 만큼 교통안전 지식·기능·태도 교육이 일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열린 사고예방 정책 포럼에서 현병주 도로교통공단 제주도지부 교육홍보부장은 "도민들의 교통안전의식을 향상시키는 일은 특정계층이나 집단, 조직 등에 속한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관련 교육 과정을 개설하는 등 체계적인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아용 카시트 장착 확대를 위해 관련 시스템 정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많은 가정에서 유아용 카시트 장착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설치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유아용 카시트 가격이 10만∼20만원대 임을 감안하면 지자체와 유관기관 등이 공동으로 무상 임대, 구입 지원 등을 통해 장착률을 높이는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 신명식 안전관리처장은 "도내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이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안전띠 매기, 유아용 카시트 장착 등에 대해 지자체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