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논술강사

우리의 삶 속으로 찾아오는 우연과 짧은 만남은 결코 시시한 녀석이 아닌 것 같다. 그 녀석들이 하나 둘 꼬리를 물고 이어져 지금의 나를 만들고, 우리를 만든 것이다. 작은 우연과 짧은 만남일지라도 그것을 자신의 삶 속으로 맞아들이면 그것은 곧 필연이 되고, 관계가 되어 예전보다 더 탄탄하고, 풍요로운 삶이 되는 것 같다.

12월! 올 한 해 나에게는 얼마나 많은 우연과 만남이 찾아왔을까?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히 여기며 내 삶 속으로 맞이했을까?

2010년 많은 학생들을 만났다. 짧게는 몇 달을 만났고, 몇 해 째 만남을 지속하고 있기도 하다. 해마다 일어나는 일이지만 학생들과의 첫 만남의 설레임은 햇살 좋은 봄날 향긋한 바람의 유혹만큼이나 풋풋하다. 나는 그런 기쁨을 선물하는 녀석들에게 더 많은 배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고, 나름 괜찮은 선생님을 만나 행복하다는 녀석들의 감사에 나는 무한히 고맙고, 그런 녀석들이 사랑스럽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 같은 마음과 비슷한 꿈을 가졌기에 우연히 만났지만, 그 관계만큼은 뜨겁다. 그런데 그런 선생님들의 기대와 바람에 못 미쳐서 죄송하고, 항상 부족하고 실수덩어리인 저를 변함없는 마음으로 챙겨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엔 올 해보다 한 살 더 많아졌으니 더 책임 있고, 더 부지런하고, 더 따뜻한 동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우연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하고 멋진 관계 가족! 항상 더 많이 받으면서도 늘 부족하다고 투덜대기만 하는 딸이라 부모님께 죄송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잔소리 쏟아 붓는 아내라 남편에게 미안하고, 더 많이 챙겨주고 보살펴 주지 못해 동생들에게 미안하며, 일하는 엄마라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항상 함께 하지 못하고,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해서 딸아이와, 아들 녀석에게 끝없이 미안하다. 이런 부족한 딸이자, 아내이고, 언니, 누나이며, 엄마인 나를 소중하게 여기며 사랑해 주는 가족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끼며 세상 최고의 사랑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밀물썰물' 기고의 기회를 주신 제민일보와 독자분들께 감사함과 고마움을 전한다. 우연히 '밀물썰물'의 기고를 시작했는데, 이 우연을 통해 연락이 끊겼던 어릴 적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며, 멋진 사회인이 된 나의 첫 제자와의 만남이 이뤄졌으며,  훌륭한 의사선생님과 인연이 되어 아이들이 아파도 마음만큼은 아프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새로 다가올 2011년은 올 해보다 감사와 고마움이 가득한 사랑스런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강혜경 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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